中 모바일 게임, 日 하위문화 흡수하며 꾸준하게 성장
올해 日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 97억 달러…中 게임이 성장 이끌어

넷이즈 게임즈 슈팅 게임 ‘‘황야행동(荒野行动)’/사진=넷이즈 게임즈 홈페이지 갈무리
넷이즈 게임즈 슈팅 게임 ‘‘황야행동(荒野行动)’/사진=넷이즈 게임즈 홈페이지 갈무리

중국산 모바일 게임이 일본 시장을 휩쓸고 있다.

19일 일본 경제 매체 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강력한 게임 개발사들이 현지 게임 시장을 장악했지만, 최근 중국 게임으로 발길을 돌리는 게이머가 늘면서 일본 하위문화(subculture, 어떤 사회의 지배적 문화와는 별도로 청소년 등 특정 사회 집단에서 생겨나서 발전하는 독특한 문화)를 흡수한 중국산 모바일 게임이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모바일 앱 분석업체 센서 타워(Sensor Tower)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97억 달러(약 11조 3829억 원)로 2017년 상반기와 비교해 63% 성장했다. 이처럼 4년 성장을 이끈 핵심 요인은 중국 게임이다.

올해 일본 게임 시장 수입 상위 10위에 중국 게임 3종이 진입했다. 이 중 넷이즈 게임즈가 출시한 슈팅 게임 ‘황야행동(荒野行动) 모바일 버전 배틀로얄(Battleroyale)’이 가장 높은 순위인 7위를 차지했다. 또 상하이 미호요 테크놀로지(miHoYo Technology)의 RPG(roles play games) ‘원신(原神)’이 9위, C4GAMES(北京有爱互娱科技)의 ‘방치소녀(放置少女): 백화요란의 맹희물어(百花缭乱的萌姬物语)’가 10위에 올랐다.

2017년 수입 상위 10위에 중국 게임은 하나도 없었다. 당시 100위에 진입한 중국 게임은 8개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22개로 증가했다. 최근 몇 년 동안 텐센트 등 중국 게임업체가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눈에 띄게 부상하면서 그동안 진입이 어려웠던 일본 게임 시장에 진출했다.

일본 게임 시장에서 성장한 중국 게임업체 3곳은 모두 일본 게임 산업과 하위문화를 융합하고 기반으로 활용했다. 넷이즈 게임즈는 지난해 6월 도쿄 시부야에 게임 R&A 거점 ‘사쿠라 스튜디오(樱花工作室)’를 열고 일본 게임 개발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했다.

상하이 교통대학을 졸업한 오타쿠 문화 애호가 3명이 2012년 설립한 상하이 미호요 테크놀로지는 일본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훈남과 미소녀 캐릭터가 활약하는 스토리를 도입하고 지하철 JR노선에 광고하는 등 방법을 통해 일본 내 지명도를 높였다.

C4GAMES가 개발한 ‘방치소녀: 백화요란의 맹희물어’에는 중국 소설 ‘삼국지(三国志)’에 나오는 무장이 애니메이션풍의 미소녀로 등장한다. C4GAMES는 또 일본에서 TV 광고를 내보내고 5월에는 국제화를 위해 동영상 공유 앱 틱톡에 편입했다.

난루(NanLu) 센서 타워 아시아 태평양 지역 담당 애널리스트는 “중국 게임업체의 일본 시장 점유율 확대는 4년간 현지화 투자와 일본 전문가 유치 등 노력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닛케이 신문은 일본 시장을 활성화하는 해외 기업의 진입은 환영하지만, 중국 게임업체가 일본 게임 산업 경쟁을 약화하는 형태로 부상한다면 일본 기업들이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조성영 기자 chosy@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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