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라잉 최고 사령관 “자유롭고 공정한 다당제 선거할 것”

미얀마 쿠데타 지도자 흘라잉 최고 사령관/사진=뉴시스 제공
미얀마 쿠데타 지도자 흘라잉 최고 사령관/사진=뉴시스 제공

지난 2월 1일 군사 쿠데타 이후 미얀마 정권을 잡은 민 아웅 흘라잉 최고 사령관이 스스로 총리 직책을 수행하며 비상 통치 기간을 2023년 8월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 방송이 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는 미얀마 군부가 6개월 전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을 퇴위시켰을 때 밝혔던 일정을 1년 더 연장한 것이다.

흘라잉이 이끄는 미얀마 군부는 지난 2월 1일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지난해 압승한 총선 결과해 불복해 쿠데타를 일으켜 군부가 중심이 된 국가행정평의회(SAC)를 설립해 흘라잉이 스스로 의장직을 수행하며 미얀마를 통치해왔다.

이에 미얀마 민중은 시민 불복종 운동(CDM)을 전개하며 군부에 항의하고 있다.

지난해 미얀마 총선에서 압승한 NLD 등이 구성한 연방의회대표위원회(CRPH)는 지난 4월 16일 미얀마 내 소수민족과 민주적인 합의를 거쳐 민족통합정부(NUG)를 수립했다. 미얀마 민중은 국제 사회에 NUG를 미얀마 공식 정부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흘라잉은 한 시간 동안 이어진 관영 매체 미야와디 TV를 통한 연설에서 “국정 임무를 효과적이고 빠르게 수행하기 위해 SAC를 과도정부로 개편하고 비상 통치 기간을 2023년 8월까지 연장할 것”이라며 ‘자유롭고 공정한 다당제 선거’를 공약하면서도 자신이 제거한 선출 정당을 '테러리스트'라고 부르기도 했다.

미얀마 인권운동가 아웅 쿄우 모에 씨는 BBC와 인터뷰에서 "흘라잉 장군의 선거 공약은 거짓이며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논평하면서 “미얀마 국민은 그런 약속을 믿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간 군사 쿠데타를 반대하는 시위가 계속되면서 수백 명이 사망했다. 또 미얀마는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30만 명이고 누적 사망자가 9300명(사망률 3.1%)라고 보고했지만, 이 수치는 과소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흘라잉은 텔레비전 연설에서 “쿠데타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SNS를 통해 퍼뜨린 가짜 뉴스이거나 오보”라고 폄하했다.

한편 NLD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는 쿠데타 이후 구금되어 있으며 코로나19 바이러스 규제 불이행에서 불법 무전기 수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김성호 기자 kimsh@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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