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 마이닝, 다음 달 1일까지 채굴기 2600대 카자흐스탄으로 보낼 계획
美 마이애미 시장 “원자력 에너지 풍부한 마이애미, 中 채굴업체의 매력적인 선택지”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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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암호화폐) 채굴을 금지하고 강력하게 단속하자 중국 가상화폐 채굴 기업이 사업 거점 해외 이전을 가속하고 있다.

25일 포브스 재팬에 따르면 지난 21일 선전(深圳)에 본사를 둔 BIT 마이닝(BIT Mining)은 채굴기 320대를 카자흐스탄에 보냈으며 다음 달 1일까지 2600대를 카자흐스탄에 추가로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셴펑(杨险峰) BIT 마이닝 최고경영자(CEO)는 “환경을 보호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면서 “성장 전략 목적으로 해외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BIT 마이닝의 이 같은 움직임은 19일 쓰촨성 현지 전력 회사가 전력 공급을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쓰촨성 정부는 가상화폐 채굴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채굴업체 26개에 조업 정지를 명령하고 현지 전력 회사에 전력 공급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BIT 마이닝은 지난달 류허(刘鹤)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채굴과 거래를 강력하게 단속하겠다고 경고한 이후 카자흐스탄과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가상화폐 채굴 데이터 센터에 3500만 달러(약 396억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탈출을 시도하는 또 다른 가상화폐 관련 기업은 항저우에 본사를 둔 채굴장비 제조업체 가나안(Canaan, 嘉楠科技)이다. 가나안은 이달 초 카자흐스탄에 첫 해외 사무소를 설립했다.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카자흐스탄은 전기 사용료가 비교적 저렴해 중국 가상화폐 채굴기업의 이상적인 선택지로 꼽힌다. 케임브리지 비트코인 전기소비지수(Cambridge Bitcoin Electricity Consumption Index)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은 세계 4위 비트코인 채굴 거점이다.

포브스 재팬은 중국의 한 가상화폐 채굴기업이 미국으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며 광저우에 있는 물류업체가 최근 3t에 달하는 채굴기를 미국 메릴랜드주로 공수했다고 밝혔다.

미국 일부 주는 저렴한 전기 사용료를 내세워 중국 가상화폐 채굴업체 유치에 나섰다. 프랜시스 수아레즈 마이애미 시장은 17일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저가의 원자력 에너지가 풍부한 마이애미가 중국 채굴업체의 매력적인 이전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가상화폐 채굴기업의 해외 이전 가속화는 중국 정부의 가상화폐 채굴과 거래 금지 조치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최근 중국 인민은행은 최대 전자결제 서비스 기업인 알리페이와 국유은행 4곳에 가상화폐 거래가 의심되는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김성호 기자 kimsh@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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