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본인이 가지고 있는 토지가 더 높은 가치를 가지려면 일단 입지가 중요하다.

‘입지’란 국어사전에서 ‘인간이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 선택하는 장소’라고 정의하고 있다.

부동산 쪽에서 말하는 입지는 뒤에 조건이란 단어를 붙여서 입지조건이라는 말로 더 많이 사용된다. 즉, 땅이 가지고 있는 위치의 조건을 말한다.

그 조건은 자연환경적인 조건과 인문환경적인 조건으로 나누어진다. 자연환경은 말그대로 토지가 가지고 있는 지형, 지세, 기후 등을 말한다.

인문환경적 조건은 그 토지가 가지고 있는 사회 경제적인 요건들이다. 대중교통과의 접근성, 직장과의 거리, 토지내 올라가 있는 건물의 가격, 인근 주민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등이 포함된다.

따라서 이 입지조건 분석은 토지가 가지고 있는 현황 등의 기초적인 조건과 교통망, 접근성, 주변여건 등을 조사해 그 땅이 가진 특성을 파악한 뒤 어떠한 용도로 개발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이 입지조건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토지가 가지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속성인 용도지역을 파악하는 일이다.

용도지역 조사가 끝나면 실제 그 땅의 현황을 항공사진을 분석하고, 임장을 통해 직접 조사한다.

다음이나 네이버에서 로드뷰로도 볼 수 있지만, 사진으로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 차이가 꽤 크므로 현황조사는 실제로 가는 게 제일 바람직하다.

지난해 서울 평창동에 있는 제1종 전용주거지역 내 토지가 개발이 가능한지 의뢰가 들어왔다.

제1종 전용주거지역은 양호한 주거환경 보호를 위해 지정하는 지역으로 주거지역 내 용적률 100% 이하, 건폐율 50% 이하로 2~3층 정도 주택만 지을 수 있다.

주거환경이 양호하다는 의미는 프라이버시를 철저하게 보호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그래서 평창동 내 제1종 전용주거지역은 재벌이나 연예인, 정치인 등이 사는 부촌이라고 할 수 있다.

부촌이다 보니 자가용을 이용한 접근성은 좋다.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공기도 맑아 살기에 유리하다. 얼굴이 알려진 그들은 일반 서민과는 달리 자기 사생활 보호를 위해 높은 담벼락 안 큰 마당에 2층 단독주택에 조용히 살고 있다.

일단 사무실에서 관련된 주변환경, 접근성 등을 따져보고 어떤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지 개략적인 분석을 했다. 그러나 인터넷 로드뷰로 보니 지형지세의 경사가 심해 육안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상사들과 차를 몰고 현장으로 임장을 나갔다. 실제로 보니 경사가 생각보다 심했고, 토지의 50% 정도가 암반이었다. 아무래도 개발하기 위해서 암반을 다 깨부수어야 하는데, 이것을 처리하는 공사비도 만만치가 않고 허가가 나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실제로 종로구청 담당과에 물어보니 개발 인허가가 나기 힘든 토지일 것 같다는 대답을 받았다.

주변여건이나 접근성은 좋은데 토지가 가진 특성이 특수하다 보니 이렇게 직접 조사를 통해야 개발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토지는 일단 입지가 좋으면 개발할 수 있는 첫 번째 전제조건이 된다. 입지조건 분석을 통해 그 토지가 가진 자연적인 조건과 인문환경적 조건들이 맞아 떨어져야 추후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이 커져서 그 가치를 높일 수 있게 된다.

 

◆ 황상열 칼럼니스트=197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도시공학(도시계획/교통공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14년 동안 각종 개발사업 인허가 업무와 다양한 토지 개발, 활용 방안을 검토했다. 땅에 관심이 많지만 잘 모르는 사람에게 땅의 기초지식을 알려주고, 쓸모없는 땅을 가지고 있는 지주에게 다양한 활용방안을 제시해 그 가치를 올려주는 선한 영향력을 주는 메신저가 되고자 한다. 저서로 《되고 싶고 하고 싶고 갖고 싶은 36가지》 《모멘텀》 《미친 실패력》 《나를 채워가는 시간들》 《독한소감》 《나는 아직도 서툰 아재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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