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네팔의 작은 마을에서 길을 걷다 허름한 집에 나도 모르게 이끌려 들어갔습니다.

집 안에는 얼굴에 근심이 가득한 할머니와 귀엽게 생긴 여자아이, 동생처럼 보이는 남자아이가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자 할머니가 대뜸 말했습니다.

“손님이 둘 다 데리고 가 키울래요?”

목소리에도 눈에도 힘이 없었습니다. 할머니에게는 아들과 딸이 있었습니다. 남매 모두 출가해 아이를 낳았습니다.

그러나 얼마 못 가서 둘 다 이혼을 하고 아이들을 어머니에게 맡기고 자신들의 행복을 찾아 떠났습니다.

할머니 집에 있는 아이들은 그렇게 맡겨진 사촌 남매입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할머니는 손자 손녀를 누구에게도 맡기지 않을 겁니다.

손자를 꼭 안고 있는, 세파도 어쩌지 못할 억센 할머니의 손이 보이지 않습니까.

 

 

 

알렉스 김 

아이들의 꿈을 찍는 포토그래퍼. 내셔널지오그래픽 인물상 부문 수상자. 알피니스트. 신세대 유목민. 파키스탄 알렉스초등학교 이사장. 원정자원봉사자. 에세이스트. 

이름은 알렉스이지만 부산 사투리가 구수한 남자. 스무 살 때 해난구조요원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무작정 배낭을 메고 해외로 떠났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무엇이든 카메라에 담았다. 하늘, 햇빛, 바람, 구름, 그리고 사람들을 보며 깨달음을 얻었다. 

자연의 위대함에 겸손을 배우고, 하늘마을 사람들을 만나며 욕심을 내려놓고 소통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길 위에서 만난 사람은 스승이 되었고 친구가 되었다. 척박한 환경과 가난 때문에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파키스탄에 알렉스초등학교를 지었다. 

65명의 학생이 마음껏 공부할 수 있도록 자선모임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여행에서 얻은 소중한 경험을 나누고 현지 아이들을 돕기 위해 서울에서 ‘알렉스 타이하우스’라는 태국음식점을 운영하기도 했다. 기회가 될 때마다 봉사단을 조직해 기업들의 후원을 받아 고산지역 오지마을로 식량, 의약품, 학용품을 전달하고 있다. 

현재 파키스탄 오지에 두 번째 알렉스초등학교를 짓기 위해 후원회를 조직하고 있다. 현재 제주도에 머물며 김만덕기념관이 추진 중인, 지역 어르신 1,000명에게 장수사진을 찍어주는 ‘어르신 장수효도사진 나눔사업’에 재능기부 포토그래퍼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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