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여행하고 있을 때는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일출과 일몰, 산과 바다, 평원과 나무, 하늘과 구름에 시선을 빼앗깁니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남는 것은 풍경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사진을 보면 그때 만난 사람과, 나누었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웅장한 산이나 광활한 평원보다 사람이 더 크게 기억됩니다.

다시 그곳에 가게 되는 것도 풍경이 아니라 사람이 그리워서입니다. 가끔 나도 냉정한 세상살이에 상처를 받고 마음을 추스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아무 계산도 없이 마음으로 맞아주던 하늘마을 사람들이 생각납니다.

발람 아저씨도 그런 사람입니다. 나는 아저씨와 2주 동안 트레킹을 했습니다. 트레킹 하는 동안 아저씨의 인생을 들었습니다. 나의 인생도 들려주었습니다. 서로 의지하며 걷는 길에서 우리는 삶을 나눈 친구가 되었습니다.

산에서 내려와 아저씨는 나를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그리고 밀크티를 건네주었습니다. 달달한 밀크티보다 아저씨가 더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여행은 사람이 생각나고 사람이 보고 싶어 떠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기대하게 됩니다.

‘포카라에 가면 발람 아저씨와
아저씨처럼 따뜻한 밀크티가 있겠지.’

 

 

 

알렉스 김 

아이들의 꿈을 찍는 포토그래퍼. 내셔널지오그래픽 인물상 부문 수상자. 알피니스트. 신세대 유목민. 파키스탄 알렉스초등학교 이사장. 원정자원봉사자. 에세이스트. 

이름은 알렉스이지만 부산 사투리가 구수한 남자. 스무 살 때 해난구조요원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무작정 배낭을 메고 해외로 떠났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무엇이든 카메라에 담았다. 하늘, 햇빛, 바람, 구름, 그리고 사람들을 보며 깨달음을 얻었다. 

자연의 위대함에 겸손을 배우고, 하늘마을 사람들을 만나며 욕심을 내려놓고 소통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길 위에서 만난 사람은 스승이 되었고 친구가 되었다. 척박한 환경과 가난 때문에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파키스탄에 알렉스초등학교를 지었다. 

65명의 학생이 마음껏 공부할 수 있도록 자선모임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여행에서 얻은 소중한 경험을 나누고 현지 아이들을 돕기 위해 서울에서 ‘알렉스 타이하우스’라는 태국음식점을 운영하기도 했다. 기회가 될 때마다 봉사단을 조직해 기업들의 후원을 받아 고산지역 오지마을로 식량, 의약품, 학용품을 전달하고 있다. 

현재 파키스탄 오지에 두 번째 알렉스초등학교를 짓기 위해 후원회를 조직하고 있다. 현재 제주도에 머물며 김만덕기념관이 추진 중인, 지역 어르신 1,000명에게 장수사진을 찍어주는 ‘어르신 장수효도사진 나눔사업’에 재능기부 포토그래퍼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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