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NH농협은행

[뉴스비전e 탐사보도팀] 최근 연임에 성공한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문재인 정부와 가는 길이 달라 보인다. 무엇보다 정부가 사활을 걸고 있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가 그렇다.

정부는 역대 정부 중 가장 강력하게 정규직 전환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공공부문은 물론 사기업에까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카드가 비정규직 180명을 정규직으로 일괄 채용하는 등 금융권에서도 정규직 전환이 중요한 아젠다로 자리잡고 있는 모양새다.

그런데 비정규직 규모로는 최다은행인 NH농협은행은 오히려 이같은 정부 정책에 역주행 중이다. NH농협은행의 비정규직 비중은 20%에 육박할 정도로 아주 높다.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의 비정규직 비중이 약 4%, 신한은행도 5%밖에 되지 않는다.

상황이 이런데도 NH농협은행의 정규직 전환은 요원해 보인다. 농협은 2017년 범농협 일자리위원회까지 설치하며 정규직 전환에 공을 들이는 척했지만, NH농협은행은 3,000명이 넘는 비정규직 중 500여 명만 정규직 전환 대상에 올려놨다. 그마저도 정규직 검토 대상인 519명 중 25%인 130명만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정규직 전환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드는 수치다.

게다가 NH농협은행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채용 과정부터 차별적이다.

금융권 채용비리 사건이 불거진 이후 은행들은 블라인드 채용방식을 적용했다. NH농협은행도 블라인드 채용방식을 따랐지만 정규직에만 국한됐다. 비정규직 채용에는 다른 잣대를 들이댔다. 사진, 학력, 경력 사항은 물론 대학 편입 여부까지 기재하게 했고, 심지어 고등학교 졸업자에겐 석차까지 기재하게 했다고 한다. 정규직으로 쉽게 전환해주지도 않으면서 비정규직 채용을 이렇게까지 까다롭게 하는 저의가 무엇일까?

농협은행장은 역대 단 한 번도 연임이 된 적이 없다는 징크스를 깬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최대 실적 달성을 무기로 연임에 성공했다. 비정규직을 이렇게까지 홀대하면서까지 실적에 집착하는 것이 농협의 설립취지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을까.

NH농협은행이 '비정규직 대합실'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라도 이대훈 행장이 정규직 전환 문제 해결에 답을 내놓아야 할 때다.

NH농협은행이 '오지 않을 기차를 기다리는 불꺼진 간이역'(안도현의 '기다리는 사람에게' 중에서) 안 비정규직들의 대합실이 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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