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장연우 기자] 애플이 지난 달 iOS 11.3(베타) 헬스 앱의 헬스 레코드(Health Records) 섹션 기능을 개선해 이용자들이 자신의 의무 기록을 수집해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애플측은 헬스케어 커뮤니티와 함께 소비자 친화적이면서 전자의무기록(electronic medical records) 전송 표준인 FHIR(Fast Healthcare Interoperability Resources)에 기초해 헬스 레코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헬스 레코드 앱 <애플 홈페이지>

유저는 헬스 레코드를 이용해 병원 등 의료 기관에서 발급한 자신의 데이터를 모아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치료, 검사 결과, 복약, 바이탈, 알레르기, 예방 접종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헬스케어 레코드 섹션은 헬스 앱의 헬스 데이터 섹션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헬스 앱은 2014년 iOS 8부터 아이폰에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으며, 헬스 레코드 기능을 이용하면 의료 기관이 API를 통해 환자의 EMR 시스템에 접속해 환자와 공유할 수 있다.

현재 존스 홉킨스 병원, 씨다스 시나이, 펜 병원 등에서 환자와 함께 헬스 레코드 기능을 테스트 중에 있으며, 향후 좀 더 많은 의료 기관들이 자사 시스템을 헬스 레코드와 연결해 환자들이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애플은 밝혔다.

KT 경제경영 연구소 연구원은 "애플이 헬스케어 플랫폼을 완성한 것으로 보이며, 흩어져 있는 의무 기록을 한 곳에 통합했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에게 좀 더 유익한 건강 관리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헬스케어 서비스 확장하는 애플

그동안 애플은 다양한 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을 내놓으며 아이폰을 건강 및 의료 정보 관리 단말기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2014년 6월 공개한 헬스키트(Healthkit)는 아이폰을 비롯한 다양한 장비에 장착된 센서로부터 헬스 데이터 측정치를 모을 수 있는 플랫폼이었다면, 2015년 3월 공개한 리서치키트(Researchkit)는 연구자들이 애플 제품 사용자를 대상으로 해서 의학 임상 시험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었다.

애플 케어키트 <사진 / apple.com>

2016년에는 건강 관리용 앱 개발 플랫폼인 '케어키트'(CareKit)를 선보였다.

케어키트는 환자가 직접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치료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케어키트는 ▲약 복용, 물리 치료 등 환자가 해야 할 일과 치료에 필요한 활동을 관리할 수 있는 '케어카드'(Care Cards) ▲질병 진행 상황을 기록하는 '증상 및 질병 측정 트랙커'(Symptoms and Measurement Tracker) ▲케어카드와 측정 트랙커 데이터를 분석해 치료 효과를 보여주는 '인사이트'(Insights) ▲담당 의사나 지인에게 바로 연락을 할 수 있는 '커넥트'(Connect) 등 4가지 모듈로 구성돼 있다.

애플은 케어키트를 공개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개발한 앱 4종도 선보였다.

애플 One Drop <사진 / apple.com>

임신을 계획한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임신 트랙커 '글로우 너처'(Glow Nurture)와 수유 스케쥴 등을 관리하는 '글로우 베이비'(Glow Baby), 당뇨 환자가 당뇨 수치, 음식 조절, 약 복용 등을 관리할 수 있는 '원 드롭'(One Drop), 그리고 우울증을 관리할 수 있는 '스타트'(Start) 등이다. 

케어키트 출시는 애플이 헬스키트나 리서치키트와 연계해 본격적으로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플랫폼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팀 쿡 애플 CEO는 "우리에겐 건강 분야에 대한 관심이 특히 많다. 물론 그건 사업적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한 바 있다.

애플이 헬스키트를 처음 공개한 시기가 2014년 6월인 것을 고려하면 약 3년 만에 헬스케어 플랫폼을 완성한 것으로 이용자들이 흩어져 있는 자신의 의무 기록을 모두 수집해 한 곳에 보관하고, 필요 시 병원에 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애플이 헬스케어 서비스 시장을 선점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헬스케어 플랫폼 완성...애플 워치·아이폰 경쟁력 향상에 영향 미치나  

헬스 레코드는 아이폰과 애플 워치 모두 호환된다. 

애플 워치 <사진 / apple.com>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애플 워치와 아이폰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애플이 헬스 앱에 단말 사용자들의 의무 기록을 통합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는 것은 애플이 애플 워치에 심전도 모니터링 기능을 추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더 버지 등 외신들은 지난해 12월 애플이 스마트워치에 탑재 가능한 첨단 심장 모니터링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테스트 버전은 스마트워치를 착용하지 않은 손의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누르는 방식이다. 그러면 기기는 미세한 전류를 전달해 심장의 전기 신호를 추적하고 불규칙한 심장 박동(부정맥) 등 이상 현상을 감지한다. 의료기관에서 시행하는 '심전도 검사'와 같은 방식이다.

현재 애플의 스마트워치는 기본적인 심박수 체크 기능을 갖고 있다.

애플이 애플 워치에 심전도 모니터링 기능을 추가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애플 워치 뿐만 아니라 헬스 앱을 지원하는 아이폰의 경쟁력도 동반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헬스 앱에 의무 기록을 수집 및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면 아이폰의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아이폰 판매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구글...애플이어 헬스케어 플랫폼 개발에 속도 낼 듯

KT 경제경영 연구소 관계자는 "애플이 자사 헬스 앱에 헬스 레코드 기능을 추가함에 따라 삼성전자와 구글도 유사 기능을 지원하는 플랫폼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자사 헬스 앱인 'S헬스'에 의료 정보 검색이나 온라인 진료 서비스를 추가 할 계획이라고 알려졌다. 삼성헬스는 2012년 S헬스로 시작된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으로 휴대폰을 중심으로 걸음 수, 심박 수, 영양, 혈압 등을 측정하고 전문가 연결, 건강 콘텐츠 제공 등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 s헬스 <사진 / health.apps.samsung.com>

삼성전자가 S헬스 앱에 의무 기록을 통합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다면, 애플과의 헬스케어 분야에서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경우 알파벳의 생명과학 계열사인 베릴리(Verily)가 헬스 트랙킹 기능을 강화한 신규 스마트 시계를 개발 중이다. 해당 단말은 일반 소비자용이 아니라 구글의 생체지표 프로젝트인 베이스라인 프로젝트(Baseline Project)용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구글 역시 스마트 단말을 활용한 건강 관리 기능을 개발 중인 것으로 보이며, 애플의 헬스키트, 케어키트, 헬스 레코드과 유사한 기능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헬스케어 서비스를 본격화하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것으로 예상되지만,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을 위한 기본 준비는 마무리된 상태로 2019년부터 미국 내에서 온라인 헬스케어 서스 제공이 빠르게 확대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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