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MS 홈페이지>

[뉴스비전e 장연우 기자] '감세와 일자리법(TCJA)'이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미국 회계년도 기준 2018년 2분기 / 이하 2분기) 실적에 심상치 않은 영향으로 주고 있다. 

세금을 깎아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 법을 지난해 12월 20일 승인하며, 전격 시행됐고, 그 여파가 실적에 실제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세금은 깎고 일자리는 늘리자는 취지에서 기존 법인 세율을 35%에서 21%로 떨어뜨리는 감세법이지만, 실제 회계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지난 2분기에 수조원의 일회성 비용을 반영하는 기업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영업활동으로는 이익을 냈음에도 세금까지 반영할 경우 대규모 적자로 돌아서면서, 앞으로 해외 사업 구조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MS, TCJA 반영하니 수조원 적자로

<자료 이미지 / MS 홈페이지>

현지시간 31일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2분기 실적은 매출이 289억2천만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뛰어 넘는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78%를 차지하는 에저(Azure)를 비롯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은 MS의 성장을 이끌었다. 에저의 성장률은 지난 1분기 대비 78%, 9분기 연속 평균 9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익구조에 있어서는, 개정된 미국의 세법이 발목을 붙잡았다. 

2분기 MS의 세금을 내기전 순이익은 75억달러지만, 세금을 낸 것까지 포함한 세후 순이익은 오히려 63억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원화로 환산하면 7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낸 것이다. 

MS는 실적발표에서 "TCJA와 연관이 있으며, 이는 GAAP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GAAP는 일종의 범용 회계기준으로 이해해도 무방하다. 그러니까 MS의 설명은 감세와 일자리법인 'TCJA'가 자사의 2분기 실적에서, 세후 이익이 적자로 돌아서는데 주된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이를 포함한 일회성 비용처리 규모는 138억달러, 원화로는 대략 14조원에 달한다. 

미국내 일자리를 늘리자는 취지로 발효된 감세법이지만, 정책에 따라오지 않을 경우 천문학적 세금이 부과될 수 있음이 실제 실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MS는 세금 항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애플·아마존 이외의 기술 기업 실적에 관심 집중

<사진 / 애플 홈페이지>

애플은 해외의 이익금을 미국으로 들여오기로 했다고 이달 밝혔다. 

이익금에 대해 일시적인 세금을 내기는 하지만, 장기적으로 법인세면에서 보는 혜택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TCJA 적용으로, 해외 이익금을 본국으로 들여오는데 부과되는 세율은 일시적으로 인하, 15.5%로 내려갔다.  

애플은 현지시간 기준 이달 17일 공식 성명에서 “해외에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국내로 들여오면서 추정 세금 380억달러를 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2분기 MS가 TCJA로 인해 들어간 일회성 비용의 두배 수준만 한차례 내면 되는 것이다. 

아마존도 해외 이익금을 본국으로 송환하는데 동참키로 했다. 

이에 따라 아직 동참 선언을 하지 않은 구글, 인텔, 시스코 등 실리콘밸리 주요 기업들의 세금 반영에 관심이 높아진다. 

한편 강정환 회계사는 이와 관련해 "MS 등 TCJA 영향을 2분기 회계상으로 실제 반영한 이후,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미국 기업들의 해외 사업 구조는 크게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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