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정윤수 기자]  미세먼지 저감 기술과 관련한 산업에 주요국들이 경쟁이 치열해 진고 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미세먼지 저감 기술을 지원해 새로운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기오염 저감장치 산업은 특히 아시아 · 태평양 시장으로 시장의 중심이 이동 중이다. 북미 지역은 저감장치보다는 측정장치 산업이 더 발달돼 있다. 산업 성장 속도가 빠른 아시아보다 대기오염 수준이 덜하고, 환경 부분에 정부 예산이 많이 배정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측정장치 분야는 주요 기업들이 과점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과기정통부가 상대적으로 진입이 용이한 저감장치 분야를  집중 육성 타깃으로 선정하는 전략을 택했다. 

전문가들도 한국과 비슷하거나 더 오염의 수준이 심각한, 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관계자는 "대기오염 측정장치 시장은 북미 ·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됐다"며 "(측정장치 시장은)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을 뿐 아니라, 미국, 유럽, 일본의 선도 기업이 지배하는 과점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가정용·산업용·차량용 등 각부분 개발해온 한국...차별화 분야의 혼합기술도 확보

<사진 / 우양이엔지 홈페이지>

저감장치 분야에서 한국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기술은 ▲집진기술, ▲주거 관련 집진기술, ▲차량용 배기장치, ▲대기오염 샘플러, 입자계수기 등이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이 저감장치 관련 특허수를 분석한 결과, 다른 종류의 2개 이상의 필터를 연속으로 배치하는 다중필터, 사이클론 기술과 필터기술을 혼합하는 기술 등 집진의 효율을 높이는 기술에 대한 국내 기업의 출원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필터 관련 집진기술은 필터의 구조 및 배열 등을 변화시켜 집진기술을 개선하는 것이다. 

필터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서 유지비용을 절감하고, 필터를 교체하는 공정을 줄임으로써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집진기술력은 삼성전자, LG전자등 한국 가전사와 포스코, 현대제철 등 제철사, 현대기아차등  자동차 제조사들이 보유하고 있다. 이외 유니셈, 우양이엔지, 한성더스트킹 등 중소,중견 기업들도 일정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주거 관련 집진 보다 기술 수준이 높은 차량용 배기장치 집진과 관련해,  포드(미국), 도요타(일본), 보쉬(독일)과 함께 현대자동차도 특허 확보와 함께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본과 아시아 시장놓고 경쟁...중국의 움직임도 경계해야

<사진 / electrofilter>

저감장치 산업에 있어, 일본과 중국은 간과할 수 없는 경쟁국이다. 

BBC리서치와 트랜스퍼런시 마켓 리서치의 현황 분석에 따르면, 그간 시장 상용화에 중점을 둔 일본은 산업 관련 집진기술에서 해외 특허가 한국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뤄왔다.  

일본의 스미토모, 일본제철, 파나소닉 등이 산업용 집진 분야에서 한국의 포스코, 대우조선해양, 현대제철보다 기술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이다. 

중국 정부의 움직임도 점점 구체적인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의 저감장치는 주로 탈황제거 등 오래된 제조방식 체계에 맞춘 산업용 집진기술을 개발해 왔고, 가정용 · 자동차용 집진기술 개발은 미흡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13차 5개년 전략신흥산업 육성계획'을 수립해 2020년까지 10조 위안(약 1,700조원)대에 이르는 5개 핵심 산업 가운데, 녹색 저탄소 산업을 포함키며 저감장치 기술 육성을 시작했다. 특히 중국은 대기오염을 온실가스 저감정책의 연장선상에서 포함해 비중있는 산업으로 다루고 있다.  

전기차와 같은 신에너지 자동차 기술, 신재생에너지 기술과 견줄만큼 에너지 저감설비의 개발과 확산은 중국 정부가 적극 밀어붙이는 과제다. 스마트공장이나 바이오산업 육성을 환경보호정책의 연장선에서 추진될 수 있도록 하는 종합적인 로드맵도 이미 밝힌 상태다. 

아직까지 한국과 중국의 기술격차는 벌어져 있지만, 중국 정부가 내수시장에 대한 통제력과 국유 기업의 현금동원력을 활용할 경우,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에 대한 M&A를 통한 일시에 추격을 시도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 대목에서 특히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할 점은 산업용 가정용 집진 기술을 보유한 국내 중소기업이다. 국내 중소기업들 가운데 저감기술을 확보했으면서도, 공급할 수 있는 시장이 적어 영세한 상태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이같은 상황으로 인해 중국이 한국의 중소기업에 대한 인수합병을 시도함으로써 기술격차를 단번에 줄이는 상황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레노보의 싱크패드 인수, 상하이차의 쌍용차 인수, BOE의 옛 현대전자 LCD 사업부 인수와 같이 단기간 기술 추격을 위한 중국기업의 성공적 인수사례는 적지 않았다"며 "현재의 기술 중소기업은 물론 앞으로 미세먼지 국가전략프로젝트에서 성과로 도출되는 기술에 대해 보호할 수 있는 선제적인 대책 마련도 병행되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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