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김혜진 기자] 최근 들어 세포나 단백질, 유전자를 원료로 해 치료제를 만드는 바이오의약(Biomedical)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바이오 의약품은 개발이 어려운 대신 기존의 합성의약품보다 부작용이 적고 특정 질환에 대한 효과가 뛰어나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바이오 신약을 갖고 있는 나라는 바로 미국이다. 바이오의약 분야에서 미국은 세계 최고 자리에 오르게 된데에는 민간 제약업체들의 노력도 컸지만 정부의 지원도 큰 몫을 했다.

국립보건원(NIH)을 통해 보건의료 관련 대학, 연구소에 체계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는 미국 정부의 바이오 의약산업 육성 정책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편집자 주]

< 바이오 의약 / rcpath.org >

[③ 관련 법 제정으로 '동기부여', R&D 촉진시켜 ] 

미국의 대학, 연구소 등 비영리 연구기관들은 NIH 연구자금을 지원받아 경쟁적으로 신약개발에 뛰어들고 있는데, 이렇게 된 배경에는 정부의 '바이-돌 법안(Bayh-Dole Act)'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법안은, 미국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은 공공연구소, 대학 등의 비영리 연구기관들이 자기가 개발한 기술에 대해 특허를 출원하고 기술사용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법안이다.

법안 제정 전까지는 세금으로 조성된 정부 예산을 사용해 개발된 연구결과물은 공공의 자산으로 간주되어 이를 원하는 기업들은 별다른 규제 없이 가져다 사용할 수 있었다.

따라서, 개발한 기술로부터 물질적인 이득을 볼 수 없었던 대학 연구소들은 신약 등의 개발에 적극적이지 않았는데, 바이-돌 법안으로 인해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할 경우 엄청난 금전적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됨으로써 보다 적극적으로 기술개발에 뛰어들게 된 것이다.

NIH의 지원 연구를 통해 엄청난 돈을 번 대표적인 사례가 암젠(Amgen)사의 에포젠(Epogen)이라는 신약이다.

< 암젠의 바이오의약품 에포젠 / Amgen >

에포젠은 적혈구 생성을 자극하는 바이오 의약품인데, NIH의 지원을 받은 콜롬비아 대학이 바이오의약품을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권을 출원했다.

당시 벤처기업이었던 암젠은 이 기술을 대학으로부터 구입해 상업적 대량 합성 방법을 개발하고 임상시험을 거쳐 빈혈치료제 에포젠 신약을 출시하게 되는데, 세계적인 블록버스터가 되어 엄청난 이익을 창출하게 된다.

미국 정부는 또한 바이오 신약에 대한 판매 독점권을 연장해 주는 일련의 법안들을 제정함으로써 기업들의 신약 개발을 더 촉진시키고 있다.

개발에 오랜 기간과 천문학적인 돈이 드는 신약 개발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신약 값을 높게 받을 수 있고 독점권을 오래 유지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신약은 특허를 출원한 이후 임상시험 및 승인에 약 10년 기간이 소요되어 사실상 특허 보호기간이 단축되므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의약품을 개발한 제약사가 일정기간 동안 임상시험 자료를 독점할 수 있도록 하는 자료독점권을 부여하고 있다.

오리지날 신약의 안정성, 유효성에 관한 임상시험 자료를 복제약 제조회사가 사용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복제약의 출시를 지연할 수 있으므로, 자료독점권이 인정되면 특허가 만료되더라도 사실상 독점권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생물의약품의 가격경쟁 및 혁신법'를 제정해 바이오 의약품에 대해 12년의 자료 독점권을 부여했다.(유럽, 10년, 한국, 6년)

이는 화학소재 합성 의약품의 5년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훨씬 긴 것이다.

또한, 신약에 대한 가격 책정에 있어서도 친기업적인 정책을 취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오고 있다.

신약 개발에 투입한 시간과 돈을 회수할 수 있는 방법과 충분한 기간을 부여함으로써 기업들이 바이오 신약 개발에 보다 적극적으로 뛰어들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 © 뉴스비전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