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배 디에스피원 부사장 >

역시 대한민국이다. 한국이 정보통신 분야에서 선두권을 유지했다.

한국무역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ICT(정보통신기술) 발전지수 1위, 인터넷속도 1위, 전자정부 지수 3위 등 정보통신 부문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정보통신 업종에서 강세였다. 

삼성의 반도체 매출은 443억 달러로 인텔(570억달러)을 바짝 추격했으며, 휴대폰 출하량도 3억 600만대로 애플(2억 1천600만대)을 누르고 1위를 수성했다.
 
삼성은 글로벌 브랜드 가치에서도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코카콜라, 아마존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오늘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성과가 아니다. 우리의 부끄러운 치부를 들여다보고 싶다. 바로 인력과 관련된 한국의 국제지표가 악화됐다는 사실이다.

지난 5월 IMD(국제경영개발대학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고급두뇌 유출 지수에서 54위를 기록해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전에 비해 다섯 계단이나 떨어졌다. 또한 해외 고급숙련인력 유인 지수도 48위를 기록했다.

인재 유출로 인한 경쟁력 손실이 많은데다, 동시에 해외 고급인력을 유인하기 위한 매력도도 크지 않다는 의미이다.

업계에선 창피스럽지만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하고 있다.

전문 인력에 대한 처우가 열악한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애플이나 구글, 아마존 같은 글로벌 기업 직원들이 어떻게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지는 어느정도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그들 모두는 스스로 창의적인 사고를 통해 혁신적인 생산활동에 임하고 있다. 회사 또한 이러한 직원들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그들이 일을 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떤가? 우리 기업에서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특별한 생산활동을 위해 아이디어를 내는 직원이 있는가? 과연 그렇다면 그런 능동적인 사람을 찾기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너무나 다른 기업 경영의 형태 때문일 것이다.

글로벌 대기업의 경우, 기업은 생산이나 서비스를 통해 재화를 창출하고, 이 재화를 주주와 직원 사회와 나누는 것을 위해 존재한다.

즉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거두면 그 수익을 임직원과 주주, 그 사회의 구성원에게 골고루 배분하기 위해 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물론 투명한 회계관리와 경영정책 결정은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탈세를 일 삼고, 회사돈을 빼돌리고, 심지어 직원들의 권리까지 무시하는 우리내 기업들과는 전혀 다른 사고방식을 갖고 일하는 별천지인 것이다.

국내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일을 시키는 행태도 참 부끄럽다. 상명하복의 구시대적인 조직문화와 함께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 임원들의 안일한 태도는 한국 기업을 점점 죽어가게 하고 있다.

물론 이런 부분에 대해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들이 먼저 반성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몇십년씩 방관하면 외면했던 정부도 책임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노동자의 권리를 존중하고, 그들의 창의적 생산활동을 지원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기업 경영을 위한 결정과정과 재무상황이 직원은 물론이거니와 주주와 국민들 모두가 알 수 있도록 투명하게 처리되어야 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서 적극적인 지원방안과 함께 이를 어기는 기업에게는 가혹한 패널티를 안겨 줘야 할 것이다.

이젠 바뀌야 한다. 그렇지않으면 4차 산업 혁명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타는 그 곳에, 대한민국의 자리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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