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논어》는 서양에서 말하는 ‘철학’이라는 범주에 넣어 이해하기에는 지극히 삶 중심적이며 경험 중심적인 책이다.

《논어》는 삶을 체험하고 느끼는 것을 말하며 삶에서 자아를 실현하고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는 것에 관심을 기울인다. 삶은 단순히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체험해 느끼는’ 대상임을 강조한다.

그러한 까닭에 공자에게 있어 서양 철학에서 중시하는 추상적 개념을 어떻게 정의내리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우리가 지향하는 인(仁), 효(孝) 같은 덕목을 어떻게 삶으로 체현해내는가의 문제가 더 중요한 화두가 된다.

공자가 인(仁)에 대한 개념적 정의 대신 무수한 실례를 들어 인(仁)이 구현된 양상을 제시한 것은 바로 이러한 의도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결국 《논어》속의 다양한 화두는 우리가 어떻게 사람다운 사람으로 성장해 사람들과 더불어 조화를 이루고 살 것인가로 귀결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공자에 대해 개인의 자아실현의 즐거움이 사회와 함께 공유될 수 있도록, 그래서 사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의 조성을 위해 노력했던 인물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논어》의 언어에는, 행복한 기분을 만드는 엔돌핀이 몸을 보다 건강하게 만들 듯, 사회구성원 개개인이 스스로의 성장을 통한 행복을 느끼고 세상의 ‘우리’가 함께 행복할 수 있도록 노력함으로써 최종적으로는 사회 전체가 보다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기를 희망하는 염원이 담겨 있다. 그러한 까닭에 《논어》를 통해 우리는 삶을 즐기는 법을 깨우쳐 익혀 나감으로써 아픔과 역경을 디뎌나가는 성장의 힘을 체득할 수 있다.

 

 

◆ 김성중 교수는...

계명대 한문교육과 조교수. 고려대 한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한문교육과 한문학을 공부한 후, 중국 인민대에서 한문문법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문교육 이론과 실천의 효과적인 연계, 환류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으며 언어생활로서의 효용 제고, 전통문화 가치 발전적 계승, 바람직한 가치관과 인성 함양 등을 염두에 두고 한자, 한문에 대한 교수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한문과 교육과정》(2011)의 연구집필진으로 참여해 한문 교과의 방향성을 설정했고 《EBS 수능 특강(한문)》(공저, 2012), 《중고등학교 한문 교과서》(공저, 2017) 등을 만들었다. 주요 논문으로는 <언어생활에 대한 한문교육의 효용성과 교육방안>(2014), <초등학교 한자교육에 필요한 적정 한자 수 및 한자 선정에 대한 검토>(2016), <전통시대 독서 담론의 한문 교육적 활용 방법 >(2017), <한국 한문 문법서의 성과와 향후 과제>(201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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