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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 안창호 메달의 무한가치

[정승호의 인문이 있는 경영①] 도산(島山) 안창호 선생이 이 땅에 태어난 지 140년이 되었다. 60에 병보석으로 나와 타계했으니 그 후로도 80년이나 지났다. 하지만 도산은 생전에도 사후에도 여전히 살아 있다. 생사는 우리의 기억에 달렸다. 기억하는 한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는다.​

​인도에 간디가 있었다면 조선에는 도산이 있었다. 도산이 간디보다 저평가된 것은 순전히 우리의 잘못이다.​

도산은 침략의 원흉을 향해 총을 쏘지도 않았고, 그 무리에 도시락폭탄을 던진 적도 없다. 그런데도 도산은 일제가 가장 두려워한 독립운동가였다. 그의 말은 총탄보다 명중률이 높았고, 그의 글은 폭탄보다 살상반경이 넓었다.​

일제는 그의 몸을 가둘 수 있었지만, 그의 정신은 감옥에서도 시공(時空)을 초월한 자유, 그 자체였다.​

도산의 다른 이름은 ‘독립(獨立)’, 홀로서기다.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것이다. 그래서 독립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나는 나의 가장 큰 적이며 독립도 혁명도 자기로부터 나와야 하는 것이라고 도산은 믿었다. 세상에서 가장 바꾸기 힘든 것이 바로 나 자신이다. 나를 바꾸지 못하면서 남을 바꾸고 세상을 바꿀 수 있겠는가.​

가장 이기적인 사람이 가장 이타적일 수 있다. 진정 이기적인 사람이라면 자신이 이기적이라고 비난받도록 방치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도산이 주창한 ‘애기애타(愛己愛他)’도 그런 이치였으리라. 남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나부터 사랑해야 함을 도선은 선각(先覺)했다.​

일제가 도산을 두려워한 이유도 애기애타 때문었다. 무장투쟁을 했다면 무력으로 진압할 수 있고, 지식만 파고들었다면 회유로 변절을 유도할 수 있었을 것이다.​

도산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은 여전히 애기애타다. 나를 지키고 나를 사랑하고 나를 일으켜 세우는 불굴의 의지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임’을 잊지 말라고 도산은 강변하고 있다.​

실제로 그를 따르던 많은 지식인이 일제의 협박과 회유에 친일로 돌아섰다. 그들은 일제와의 싸움에 진 것이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에 지고 만 것이다.

독립투쟁은 결국 자기와의 싸움이다. 일제가 도산을 끝내 회유하지 못한 것은 도산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미 이겼기 때문이다. 자기를 사랑하고 싸워 이긴 자는 결코 분열하지도 변절하지도 않는다. 도산은 묻는다.

“너는 네 삶의 주인인가, 나그네인가?”

도산은 ‘반드시 독립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아들의 이름을 ‘필립(必立, Philip Ahn)’이라 지었다. 필립이 헐리우드 배우가 되겠다고 했을 때 도산의 아내는 반대했고 도산의 동지들은 탐탁지 않아 했다. 독립운동가의 아들이 배우라니! 하지만 정작 도산은 주저없이 허락했다. 필립은 주인은 필립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야 필립(必立)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한국조폐공사와 풍산화동양행이 광복 73주년을 맞아 ‘도산 안창호 기념 메달’을 선보인다고 한다. 주화와 메달의 차이는 액면의 표시 여부라고 한다. 액면이 표시된 주화로 만들지, 액면 표시가 없는 메달로 만들지는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는 메달이 더 좋다. 정말 그렇지 않은가. 나를 사랑하고 세상을 얻을 수 있는 도산의 독립정신에 값을 매길 수 있겠는가 말이다.

칼럼리스트  news@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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