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육아휴직자 2,000명 돌파...지침서 《처음 아빠》 제작・배포... ‘대디스쿨’ 오픈...남성육아휴직 경험 직원 배우자 100명 설문...‘눈치 보지 않는’ 육아휴직 정착 총력

[뉴스비전e 이장혁 기자]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혁신을 주창해 온 신동빈 롯데 회장이 최근 ‘남성육아’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경영에 적극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평소 조직 내 다양성이 기업문화 형성과 업무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철학으로 여성 인재 육성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

“여성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남성의 육아 분담이 확실하게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 신 회장의 지론이다.

롯데가 지난해 1월, 업계 최초로 전 계열사에 ‘남성육아휴직 의무화 제도’를 도입한 뒤 남성 육아휴직을 사용한 직원이 지난 6월말까지 2,000명을 돌파했다.

자체 조사 결과, 남성육아휴직이 실질적인 육아분담에 도움을 주고, 추가적인 자녀계획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는 지난해부터 남성육아휴직을 최소 1개월 이상 사용을 의무화하는 동시에 휴직 첫 달 통상임금의 100%(통상임금과 정부지원금과의 차액을 회사에서 전액 지원)를 보전해 주었다. ‘눈치 보지 않는’ 육아휴직을 권장한 것이다.

롯데는 양성평등과 ‘워라밸’을 통한 기업문화의 변화 방안으로 ‘남성육아휴직 의무화 제도’를 전 계열사에 시행했다.

올해 상반기 롯데그룹 내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 직원은 900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 사용자인 400명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남성육아휴직 의무제가 안착되면서 제도 이용에 부담을 느껴 사용을 미루는 직원이 사라진데다, 육아와 가사분담이 많이 필요한 시기인 출산 초기에 제도를 이용하려는 직원이 늘었기 때문이다.

작년 한해 롯데의 남성육아휴직자 수는 1,100명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총 남성육아휴직자 수인 1만2,043명 중 약 9%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육아휴직 의무화는 남성육아휴직자 수의 증가와 함께 당초 제도 취지에 부합하는 육아에 대한 인식과 행동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롯데가 남성육아휴직을 경험한 직원의 배우자 100명을 대상으로 육아휴직 전후 남편들의 행동 변화를 묻는 설문을 실시했다.

그 결과 남편의 육아휴직이 육아와 가사분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배우자에 대한 이해와 공감, 그리고 추가적인 자녀 출산계획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남편의 육아휴직이 육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었는지 묻는 응답에 매우도움이 됐다고 응답한 비율이 72%, 어느정도 도움이 됐다고 응답한 비율이 19%로, 배우자의 91%가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도움이 된 측면으로 가사와 육아를 부부가 함께 한다는 심리적 위안을 꼽았으며, 육아휴직 후 가장 달라진 점으로 “자녀와의 친밀한 관계 유지”라 답했다.

남편의 육아휴직 전후 남편의 가사분담 시간의 변화를 묻는 설문에서는 휴직 전 일평균 1.2시간에서 휴직 후 2.9시간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OECD 평균 2.3시간보다도 높으며, 북유럽의 덴마크(3.1시간) 수준의 가사참여 시간이라 할 수 있다.

응답자의 89%가 향후 자녀출산계획에도 남편의 육아휴직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해 “함께 키우는 육아”가 출산율 제고에 중요한 요인임도 확인되었다.

롯데는 앞으로도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남성육아휴직의 활성화에 더욱 매진할 계획이다.

특히 남성직원들이 가정에서 육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롯데는 지난 1년 반 가량의 남성육아휴직의 경험을 담아 남성육아휴직 지침서 《처음 아빠》를 제작해 사내용으로 배포한다.

이 책에는 아빠들이 아이를 키울 때 참고할 정보와 팁을 비롯해 남성육아휴직을 다녀온 직원들의 수기가 담겨 있다.

이중 늦둥이 셋째를 얻으면서 아내 없이 두아이와 함께한 롯데마트 이익중 사원은 수기를 통해 “육체적으로는 회사에서 일할 때보다 힘들때도 많았지만, 아이들과 사이가 더욱 돈독해 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가족과 함께한 한달의 시간이 너무 행복하고 소중하며, 육아는 돕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롯데는 7월 남성육아휴직자 교육프로그램인 ‘대디스쿨’ 수강생들을 시작으로 남성육아휴직자들에게 책을 배포하기 시작했다.

롯데는 다양한 가족친화정책을 통해 일과 가정의 양립과 임직원 근로의욕 고취에 노력하고 있다.

2012년 국내 대기업 최초로 자동 육아휴직을 도입해 출산한 롯데의 여성인재라면 누구나 의무적으로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2017년부터는 여성 인재들의 육아휴직 기간을 최대 2년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육아휴직자들이 복직에 대한 부담을 떨치고 회사생활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롯데지주 인재육성팀 기원규 상무는 “롯데의 남성육아휴직은 초기 업무 손실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그룹 최고 경영자의 관심 속에 빠르게 정착하며 다양한 순기능이 조직 안팎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육아휴직같이 일과 가정의 양립에 도움을 줄 제도를 강화해 함께하는 육아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과 출산율 제고에 일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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