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정윤수 기자] 애플이 마이크로LED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신기술과 신제품에의 적용, 디스플레이 부품 독립성 추구 등이 주요 목적이라고 알려져왔다. 

iGlass 등 신기술 ·신제품에 적용할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개발을 위해서다. 

애플 뿐 아니라, 소니, 훙하이 등 해외 기업들이 마이크로LED 사업을 적극 추진중이다. 국내 기업들의 마이크로LED 사업 관련 행보가 빨리지고 있다.

 

◆애플,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 적용 및 부품 의존도 축소 

Apple은 AR 기반 웨어러블 기기인 스마트 글래스(가칭 iGlass)를 개발중이며 일각에서는 2018년 또는 2020년 출시설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사진 / 애플 홈페이지>

AR 기술을 자사 미래성장을 위한 중요한 기술로 주목하고 있는 애플은 올해 6월 5일 개최한 세계개발자회의(WWDC 2017)에서 AR 개발 툴인 AR 키트(ARKit)를 공개하며 AR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전략을 표면화했다. 

당시 회의에서 Apple은 AR 관련 구체적인 사업방향과 로드맵을 공개한데 대해, 애플이 iPnone 판매증가율 둔화에 따른 성장률 하락 해법을 AR 기술에서 모색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와 함께, 부품 독립성 추구 전략의 일환으로 국내 기업에 대한 디스플레이 의존도 탈피 도모를 위해서라는 해석도 나온다.  

애플은 핵심 부품 공급 업체의 다변화를 통해 공급 업체 간 가격 경쟁을 통해 조달단가 하락을 유도하는 한편 문제 발생시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2017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iPhone8(가칭)에 탑재 예정인 플렉시블 OLED는 삼성전자에, 애플워치(Apple Watch)용 OLED는 LG전자에 크게 의존하는 상황은 여전하다. 

이에 대해  'Nikkei Asian Review' 는 애플이 Micro LED 개발에 주력하는 배경으로 부품 주요 공급 업체이면서, 스마트폰 경쟁업체이기도 한 삼성전자와 거리를 두겠다는 의도도 포함되어 있다고 분석이다.

현재 iPhone 수요에 대응할 정도의 OLED 패널 공급 가능 업체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며, 애플은 삼성전자와 약 7,000만 대 분의 독점 수주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 LuxVue Technology' 인수 이후 관련 기술 개발에 적극

애플은 Micro LED 에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기업중 하나다. 

2014년 5월 LuxVue Technology를 인수한 이후, Micro LED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대만 북부 지역에서 극비 연구시설을 설치하고 Micro LED를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2015년 12 월)된 바 있으며, 최근에는 2018 년 발매 예정인 Apple Watch 에 Micro LED 디스플레이를 탑재 할 것이라는 분석 보도(2017년 6월)까지 등장했다. 

애플이 인수한 LuxVue는 Micro LED와 관련한 다양한 특허를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2015년 출원한 “자체 발광과 센서가 결합된 LED 디스플레이 패널” 특허는 주목 받는 특허의 하나로 꼽힌다. 

이 특허에서는 센서의 기능이 주목 받고 있다.  지문 센서의 물리적 버튼인 터치ID를 없애고 대신 디스플레이 내에 센서를 내장할 수 있는 기술이다.  

올해(2017년) 2월 14일(현지시각) IT 전문매체 'SlashGear'는 애플이 미국 특허청(USPTO)으로부터 “적외선 다이오드를 이용한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 패널(Interactive display panel with IR diodes)” 이라는 특허를 취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특허 내용은 디스플레이 자체가 지문 인식 센서와 광 센서 역할을 구현하는 것으로, 이 특허를 적용하면 기존에 있던 홈 버튼과 지문 인식 센서를 없애고 디스플레이 크기 확대가 가능하다. 

손가락을 디스플레이에 올려놓으면 위치를 파악할 수 있고, 빛의 강도를 측정해 지문처럼 미세한 것도 감지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SlashGear'는 2017년에 출시될 iPhone에 이번 특허가 적용되지는 않겠지만 결과적으로 “엣지 투 엣지 iPhone을 만드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2016년 11월 22일 미국 특허청(USPTO)에 등록된 Micro LED 설계 및 생산 관련 특허를 분석한 결과 2016년 4분기에 등록된 10여 건의 특허 중 6개를 Apple이 차지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지난해(2016년)에 총 13건의 Micro LED 핵심 특허권을 인정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이 최근 확보한 Micro LED 특허는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구현에 최적화한 생산 공정을 포함해 픽셀 오류 보정, LED의 발광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 등이 골자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특허권 확보가 Micro LED 기술 개발이 픽셀에 쓰이는 LED 의 크기를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분석한다. 

◆소니,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주요 타깃  

소형 디스플레이에 집중하고 있는 애플과 달리 소니는 대형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LED가 OLED 대비 대형화에 유리하다는 장점을 활용해 TV, 사이니지 등 대형 디스플레이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CLEDIS'라는 이름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소니는 6월 이후 각종 전시회에서 대형 스크린을 잇달아 공개하기도 했다.  

CES2012에서 공개한 소니의 마이크로LED

<소니 공식 블로그>

▲CES 2012에서 첫 시제품 공개, 2017년 상반기 상용화 

소니는 2012년 CES 2012에서 ‘Crystal LED Display’라는 이름으로 마이크로LED를 독자 개발중이라고 선언한바 있다. 당시 소니는 마이크로LED 디 스플레이를 55″TV 폼팩터로 공개했다. 

2012년만해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55″ OLED TV를 공개하며 집중 조명을 받은 가운데, 소니의 ‘Crystal LED Display’는 디자인, 화질 측면에서 OLED에 미치지 못하며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 다만,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최초의 시제품이라는 상징성을 확보한 수준이다. 

이어 소니는 2016년 6월,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 Infocomm 2016에서 ‘Crystal LED Display’를 발전시킨 2세대 Micro LED 디스플레이 제품을 공개했다.  

Infocomm2016에서 공개한 CLEDIS

 

기존 명칭(Crystal LED Display) 대신 ‘CLEDIS(Crystal LED Integrated Structure)’라는 이름으로 공개됐으며, 디스플레이 크기 또한 55인치급에서 400인치(9.7m×2.7m)급으로 대폭 확대됐다. 

소니의 마이크로LED 사업 추진 경과

 

▲CLEDIS, 소형 유닛(ZRD-1) 베젤 없이 연결... 초대형 디스플레이 구현

 CLEDIS 는 적녹청(RGB)의 Micro LED 를 이용, 각 화소를 독립적으로 구동시키는 자발광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ZRD-1’이라 명명된 디스플레이 유닛과 ‘ZRCT-100’이라 명명된 컨트롤러로 구성되며, ‘ZRD-1’ 의 크기는 403×453mm(화소 수 320×360)로 필요한 화면 크기에 따라 ZRD-1의 매수를 추가하며 구성했다. 

각 화소 내에서 광원의 크기가 0.003㎟ 에 불과해 화면에서 블랙이 차지하는 비율을 99% 이상으로 높일 수 있어 높은 명암비 구현이 가능하다.  

약 180도의 광시야각과 1,000 니트(nit)의 최고 밝기, 10비트 색영역(sRGB 기준 140%), HDR 지 원, 120fps의 빠른 응답속도로 스포츠, 콘서트 및 교육 시뮬레이션에 적합하다고 소니는 강조했다. 

훙하이(폭스콘) 

 

▲ OLED 사업에서의 경쟁력 확보에 난관... Micro LED 기술 개발에 역량 집중 

폭스콘은 최근 OLED 대신 대형 LCD 와 Micro LED 분야의 사업 확대 목표를 강조하고 있다. 

2016년 샤프를 인수를 마무리한 뒤, 폭스콘은 급격한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OLED 시장 진출에 자신감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OLED 대신 대형 LCD와 Micro LED 분야 사업 확대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에 투자를 대폭 확대하면서 후발주자인 폭스콘이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따라잡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에 2016년 11조 원, 2017년 16조 원 가까운 생산투자를 발표한바 있다. 

폭스콘은 Micro LED 기술력을 확보해 상용화를 앞당기고, 이를 통해 기존 LCD 패널을 대체한다는 목표다.  

폭스콘의 마이크로LED 사업 추진 경과

 ▲Micro LED 기술 보유 벤처기업 eLux 인수 발표하며 개발 본격화 

폭스콘은 2017년 5월, Sharp와 공동으로 Micro LED 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 'eLux' 인수를 발표한바 있다. 

eLux는 Sharp 전 임직원이 2016년 10월 미국에 설립한 Micro LED 기술 개발 기업이다. 

eLux의 Micro LED 기술은 VR과 AR 기기에의 적용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모두 2,700만 달러가 투자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인수에는 샤프(31.82%)를 비롯 폭스콘의CyberNet Venture Capital(45.45%), Innolux(13.64%), AOT(9.09%) 등 폭스콘의 3개 자회사가 참여했다.  

이중 Innolux는 대만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 AOT(Advanced Optoelectonic Technology) 역시 대만 LED 패키징 서비스 업체다. 

특히 샤프는 이번 지분 인수에 7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다만 현금이 아닌 그에  상당하는 Micro LED 디 스플레이 생산 기술에 관한 특허와 교환하는 형태이며, 관련해 샤프가 eLux에 양도할 특허 수는 21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디스플레이 패널 부문 자회사 Innolux가 애플과 협력해 애플워치용 패널 양산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번 인수도 애플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내 건설 계획인 대규모 디스플레이 공장...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생산 가능성 대두 

올해(2017년) 7월 26일, 월스트리트저널, CNN Money 등 주요 외신들은 폭스콘이 미국에 100억 달러(약 11조 원)를 투자하여 신규 LCD 공장을 건설한다고 일제히 보도한 바 있다. 

공장 건설은 Wisconsin, Michigan, Illinois, Indiana, Ohio, Pennsylvania, Texas 등 7 개 주가 인센티브 제공 등을 두고 경합한 결과 Wisconsin주로 결정됐다.  

폭스콘은 4년간 단계적으로 추진해 오는 2020년 완공 예정인 가운데 TV와 컴퓨터, 자동차 등에 쓰이 는 8K LCD 패널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번 발표는 2017년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에 Sharp와 공동으로 미국에 LCD 공장을 짓 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에 이은 행보로 알려졌다.  

당시 공약과 관련하여 전자전문매체 Patently Apple은 “Foxconn 이 미국 신규공장에서 Micro LED 패널 대량생산을 검토중이라는 관측도 유력하게 나온다”며 “Apple 이 최초로 이를 상용화 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관측하기도 했다. 

Patently Apple은 또, “Micro LED 는 삼성디스플레이 등 한국 업체들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유일한 기술로 꼽힌다”며 “전자업계에 Apple이 주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정중동' 유지하는 국내 기업

국내 디스플레이 분야 대기업들은 해외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겉으로 드러나는 움직임은 조용하다. 

이는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LCD에 이어 그간 축적해 온 OLED를 앞세워 세계 시장을 주도 하고 있고, OLED의 긍정적인 향후 시장 전망을 배경으로 OLED 설비 확장 투자에 집중하고 있 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삼성전자가 대만의 Micro LED 기업 PlayNitride 인수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는 등 물 밑에서는 관련 기술개발 등 대응을 하고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마이크로LED 관련 사업 소식이 조용한 반면, 오히려 최근 LED 관련 중견 기업 루멘스, 한국기계연구원 등에서 연구 성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루멘스의 경우 국내 최초로 연구 단계를 뛰어 넘는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제품을 공개했으며, 한국기계연구원은 세계 최초로 ‘롤 전사’ 공정을 이용한 Micro LED 디스플레이 대량 생산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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