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이진구 기자] AI를 이용해 접촉 감각과 소리를 수치화하고 시각화해 이를 기반으로 음악·마케팅·광고는 물론 의료 분야에 응용하는 연구가 일본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의성어·의태어를 수치화해 단어로 변환하는가 하면 시적인 표현까지 가능해 졌다. 

목소리, 색깔 등을 합성화해 마케팅 대상이 받아들이는 반응을 정교하게 파악함으로써, 광고 등 마케팅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진다. 

코트라 일본 도쿄 무역관에 따르면, 일본 전기통신대학 사카모토 교수 연구그룹은 도쿄 아키하바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언더그라운드 아이돌 그룹 '가면여자'의 신곡의 AI 작사 프로젝트 성과를 공개했다. 

사카모토 마사키 교수 연구 그룹과 아이돌 '가면여자'가 팀을 이루어 해당 그룹의 인기곡 '초☆어드벤처'를 이미지화 한 그림을 바탕으로 변환 기술을 사용해 AI가 직접 작사를 했다.

< AI가 작사한 신곡을 라이브에서 선보이는 아이돌 그룹 '가면여자', AI가 작사한 가사에 대해 설명하는 사카모토 교수 / kotra.or.kr >
 
2017년 4월 AI가 작사한 신곡 '전(電)☆어드벤처'를 공개되자 인터넷 상에서는 '단어 선택이 이상하지만 멋있다', '사용하는 단어가 독특하다' 등의 의견을 받으며 화제가 됐다.

이를 위해 사카모토 교수가 사용한 첫 번째 기술은 색과 오노마토페(의성어와 의태어를 통틀어 이르는 말)를 서로 변환하는 기술, 즉 오노마토페를 수치화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부들부들'이라고 입력하면 '부드러움'이 0.73, '여성적인'이 0.40 등의 수치로 표시되고, 이미지화하기 쉬운 색을 알려주며 단어를 정량적으로 표현했다. 
 
여기에 오노마토페에 포함된 음이 인간의 감각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해 음와 음절의 관계를 데이터화함으로써 단어가 인간에게 주는 인상을 추측 가능토록 했다.
 
두 번째 기술은 단어와 색을 연관시키는 기술로, 벚꽃이라는 단어를 보면 분홍색을 떠올리는 구조를 AI도 가능하게끔 만든 프로세스다. 저작권 프리 문장을 대량으로 AI에게 읽힘으로써 같은색을 연상시키는 단어를 습득하게 했다.
 
작사 과정에서는 상기 두 기술을 역전시켜가며 '가면여자'의 멤버인 츠키노 모아의 그림에 사용된 색상에서 오노마토페 단어를 생성, 이를 기반으로 가사를 만들어 나갔다. 
 
노래에 쓰이는 만큼 음과 가사가 맞아야 하는데, 이를 AI가 자동적으로 수행, 오류가 나는 부분은 재검토해 단어를 바꾸는 등 섬세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이외에도 일본에서는 의료, 광고업계에서도 AI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광고 영상을 제작하는 TVC는 2014년부터 사카모토 교수 연구실과 연계해 작업 중이다.
 
코트라는 이와 같은 연구와 마케팅에 대해, "AI가 인간의 복합적 감정을 이해하고, 말과 소리, 색에 어떤 이미지가 있는지 규명할 수 있다면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일본 엔터테인먼트, 의료, 광고 업계는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광고영상은 이론보다는 창작자의 감성이 이전부터 중시된 분야라는 점에서, AI 기술을 통해 시청자가 말과 색의 이미지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연구가 뒷받침되면 광고의 인상 또한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NTT 커뮤니케이션 과학기초연구소는 물건에 접촉했을 때의 감각을 연구, 사카모토 교수의 오노마토페를 수치화한 시스템을 사용해 촉감 차이를 지도로 제작했다.
 
49종의 종이와 20종의 목재의 촉감 차이를 시각화해 지도로 만들었고, 이는 각 소재를 취급하는 판매자와 구매자의 요구 파악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추상적인 '까칠까칠', '매끈매끈', '촉촉한' 등을 시각화 한 자료는 마케팅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으며 더욱 넓은 분야에서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또한 사카모토 교수의 연구를 기반으로 병원 등에서 환자가 호소하는 '욱신욱신' 등과 같은 병적 증상 오노마토페를 수치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모호한 증상을 구체적인 병명으로 연결 가능할 것으로 예측돼 의료 분야에도 응용할 예정이다.
 
앞으로 AI가 만들어 내는 영역이 어디까지일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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