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구글, 유럽 AI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포르투갈·독일 ‘데이터 센터 경쟁’ 본격화

2025-11-15     이창우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AFP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11일, 내년 초부터 포르투갈 대형 데이터 센터에 100억 달러를 투자해 인공지능(AI)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유럽 내 AI 컴퓨팅 파워 분야에서 가장 큰 규모의 투자 중 하나로 평가된다.

MS는 AI 특화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영국 Nscale, 포르투갈 ‘스타트업 파크(Startup Park)’와 협력 중이다. 현재 포르투갈 남부 시니시(Sines) 항만 인근에서 대형 데이터 센터 건설이 진행되고 있으며, MS는 이 시설에 엔비디아 최신 세대 칩을 대규모로 설치할 계획이다.

브래드 스미스 MS 회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포르투갈은 유럽에서 데이터 센터 유치와 관련 투자를 끌어오기 위한 매우 매력적인 국가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시니시는 재생 에너지 기반 전력 공급이 가능할 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을 잇는 주요 해저 통신 케이블의 결절점이라는 지리적 장점도 갖추고 있다.

Nscale의 제품 이사 다니엘 배서스트는 최근 5개월간 AI 컴퓨팅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있다”며 글로벌 IT 기업들이 ‘속도 경쟁’에 돌입했다고 평가했다.

같은 날 구글도 독일의 ‘디지털 미래’에 대한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구글은 2029년까지 총 **55억 유로(약 6조 7천억 원)**를 독일에 투입하며, 이 자금 대부분은 새로운 데이터 센터 설립과 기존 인프라 확충에 사용될 예정이다. 독일은 AI 및 클라우드 컴퓨팅 경쟁에서 뒤처진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미국 기술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구글은 프랑크푸르트 인근 디첸바흐에 두 번째 클라우드 인프라 전용 데이터 센터를 신설할 예정이며, 2027년 2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2023년 하나우에 개장한 첫 데이터 센터 확장도 추진 중이다.

독일 정부도 이번 투자를 적극 환영했다. 프리드리히 뫼츠 독일 총리는 X(트위터)에서 “독일은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 중 하나”라며 앞으로도 디지털 투자 확대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부총리 겸 재무장관 라르스 클링베어 역시 “첨단 기술 국가로서 독일의 위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라고 강조했다.

구글 독일 책임자 필립 유스투스는 베를린 기자회견에서 “독일은 인공지능 응용 분야에서 주도권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으며, 이번 프로젝트들이 2029년까지 매년 약 9,000개의 일자리 창출을 보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S와 구글의 연이은 대규모 투자는 유럽이 AI·데이터 센터 인프라 경쟁의 핵심 무대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향후 유럽 내 기술·고용 지형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된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