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OpenAI 투자로 상반기 순이익 사상 최고…AI 인프라 ‘플랫폼’ 전략 본격화

2025-11-13     차승민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소프트뱅크 그룹이 인공지능(AI) 투자 성과에 힘입어 상반기 순이익에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11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11일 2025년 4~9월(회계연도 상반기) 연결 재무제표를 발표하며 순이익 2조 9,240억 엔(약 190억 달러)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의 2.9배에 달하는 규모로, 사상 최대다.

이번 실적을 견인한 핵심 요인은 OpenAI와 엔비디아 등 AI 관련 기업에 대한 공격적 투자였다. 소프트뱅크는 미국의 개방형 인공지능 연구기관 OpenAI 투자로만 2조 1,567억 엔의 평가이익을 올렸다. 9월 말 기준 소프트뱅크의 OpenAI 누적 투자액은 108억 달러이며, 보유 지분의 공정 가치는 약 265억 달러로 추산된다.

엔비디아 투자도 성과를 거두었다. 소프트뱅크는 보유 중이던 엔비디아 주식으로 3,544억 엔의 투자 수익을 기록했으며, 지난 10월에는 보유 지분 3,210만 주를 모두 매각해 58억 3천만 달러의 현금을 확보했다.

그룹의 핵심 투자 부문인 비전펀드 역시 대규모 이익을 냈다. 비전펀드의 상반기 투자 수익은 총 3조 5,361억 엔으로, 전년 같은 기간(6,103억 엔) 대비 급증했다. 이는 온라인 소매업체 한링 네트워크 테크놀로지와 차량 호출 플랫폼 디디추싱의 주가 상승, 그리고 비상장사인 OpenAI의 가치 급등이 중심 요인이었다.

소프트뱅크는 12월에 OpenAI에 225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으로, 투자 완료 시 OpenAI 지분 약 11%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이는 소프트뱅크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투자로, 과거 마이크로소프트 투자액도 넘어선다. OpenAI는 미국 전역에 대형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소프트뱅크는 이를 통해 AI 인프라 수익을 창출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손정의 회장은 올해 6월 “전 세계 AI 사업의 총 수익은 약 600조 엔 규모가 될 것이며, 소프트뱅크는 그 부를 공유하는 주요 주체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OpenAI의 샘 올트먼 CEO와 함께 ‘슈퍼 인공지능(ASI)의 실현’이라는 공동 목표를 내세우며 AI 중심의 미래 비전을 그려왔다.

그러나 전망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OpenAI는 여전히 막대한 초기 비용으로 적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AI 기업 전반이 아직 명확한 수익 모델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리스크로 꼽힌다. 또한 향후 OpenAI가 기술적 우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의문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소프트뱅크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반으로, 인공지능 인프라와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