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 실적, 관세 우려에도 3분기 강력한 성장세…“소비자 지출이 버팀목”

2025-11-11     최규현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미국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2021년 이후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경영진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면 관세 정책이 비용 상승과 공급망 충격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가운데서도, 기업들은 관세의 영향을 흡수하며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미국 전체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러셀 3000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의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수익 중앙값은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 분기의 6% 증가율을 크게 상회하며, 2021년 3분기 이후 가장 빠른 성장률이다.

도이체방크 분석가들은 S&P500 지수를 구성하는 11개 섹터 중 6개 섹터가 9월까지 3개월 동안 평균 수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2분기(금융·대형 기술주 두 섹터)보다 개선된 수치다.

SLC 매니지먼트의 데츠 마라키(Dets Maraki) 사장은 “기업들이 관세의 영향을 흡수할 방법을 찾아냈고, 소비자들이 일자리를 유지하는 한 소비는 이어질 것”이라며 “경제의 기본적인 체력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SLC 매니지먼트는 약 3,0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의 주식 전략가 데이비드 코스틴(David Kostin)은 “대부분의 S&P500 기업들이 3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며, 결과는 분석가들의 예상을 웃돌고 있다”며 “우리의 25년 데이터 기준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개장 시기(2020~2021년)를 제외하면 이처럼 높은 수익 놀라움은 드물다”고 분석했다.

데이터 제공업체 혜심사에 따르면, 분석가들은 4분기 기업 수익이 7.5%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포드(Ford)**와 제너럴 모터스(GM) 등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 자동차 부품 관세 감면 조치를 연장함에 따라 관세 충격이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권에서는 골드만삭스, 씨티그룹(Citigroup), JP모건(JPMorgan) 등 주요 은행들이 거래 활동 회복과 시장 변동성 확대 덕분에 풍부한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일부 소비재 기업들은 소비 위축 신호를 경고했다. **카프하인즈(Kraft Heinz)**의 최고경영자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둔 소비자 심리가 수십 년 만에 최악 수준”이라고 언급했고, **맥도날드(McDonald’s)**는 “고객들이 더 비싼 제품 구매를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도이체방크는 이번 실적 시즌에서 소비자 지향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하며, 기업 간 거래(B2B) 중심의 회사들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