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광객, 중동으로 향하다… 문화·정책·콘텐츠가 만든 새로운 여행 붐”
싱가포르 마인드 차이나(Mind China) 는 11월 3일 “스크린에서 해변까지: 왜 중국 관광객들이 중동으로 몰려드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근 중국인들의 해외여행 트렌드가 중동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는 싱가포르국립대학교 중동연구소의 린징(Lin Jing) 연구원이 작성했다.
보도에 따르면 2025년 국경절 황금연휴 기간 동안 카타르 도하의 관광 예약은 전년 대비 441% 증가했으며, 아부다비 역시 229% 늘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국가들이 중국 해외여행 시장의 주요 목적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항공 노선의 확대, 간소화된 비자 제도, 그리고 현지 문화에 대한 중국인들의 호기심이 맞물리면서 중동은 더 이상 낯선 공간이 아닌 인기 여행지로 자리 잡고 있다.
문화 콘텐츠도 이러한 열풍을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의 인기 리얼리티 프로그램 《꽃과 소년 시즌7(花儿与少年7)》이 중동 지역을 배경으로 방영된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검색량은 772% 급증했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 리야드 관광청은 즉시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으며, 소셜미디어에서는 “출연진의 발자취를 따라가기”, “같은 일정 복각 여행” 등의 해시태그가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예능 프로그램이 오락과 외교를 결합해 시청자들이 중동을 뉴스 속 분쟁 지역이 아닌 친근한 문화 공간으로 인식하게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책적 지원도 중국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5년 5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쿠웨이트, 바레인 일반 여권 소지자에 대한 무비자 제도를 시범 시행하고 있으며, 걸프협력회의(GCC) 국가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같은 해 9월 두바이에서는 ‘중국-걸프 아랍 국가 관광 박람회’가 열려, 중국과 GCC 지역의 110여 개 기관이 참가했다. 미국 CNBC는 “중국과 중동 간 항공 운항량이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며 “이는 관광 수요의 급증뿐 아니라 양 지역의 연결성 강화의 증거”라고 전했다.
중국 지방정부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청두시는 두바이에서 쓰촨극과 변검 공연, 전통 수공예품 전시회를 개최하며 중국 관광 홍보와 문화 교류를 동시에 강화했다. 린징 연구원은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양측 관계의 새로운 단계”라며 “중국과 중동의 연결은 무역과 에너지뿐 아니라 인문 교류와 공동 탐험의 경험 위에서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2025년 국경절 황금연휴는 향후 10년 중국 해외여행의 방향을 예고하고 있으며, 중국은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고 중동과의 관계를 한층 깊이 발전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