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셧다운 장기화로 경제 손실 180억 달러…CBO “GDP 최대 2% 감소 가능”

2025-11-02     차승민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미국 연방 정부의 셧다운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경제적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이번 셧다운으로 인해 지금까지 최소 180억 달러(약 232억 싱가포르 달러)의 경제 손실이 발생했으며, 사태가 지속될 경우 피해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CBO가 10월 29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연방 정부의 운영 중단은 올해 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을 최소 1%포인트 감소시킬 것으로 추정된다. CBO는 “대부분의 충격은 일시적이지만, 정부 재개 후에도 일부 손실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조속히 정상화되더라도 이번 분기에는 70억~140억 달러의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는 예산안 통과 지연으로 인해 10월 1일부터 셧다운 상태에 돌입했으며, 이번 주로 다섯 번째 주를 맞았다. CBO는 정지가 6주간 지속돼 11월 중순까지 이어질 경우 GDP 손실이 1.5%포인트(약 2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만약 추수감사절 전후로 8주간 계속될 경우, 실질 GDP는 2%포인트(약 39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CBO는 경제 위축의 주요 원인으로 ▲연방 공무원 업무 중단에 따른 서비스 감소 ▲민간 부문 생산 차질 ▲물품·서비스 구매 및 영양 지원 프로그램 예산 삭감을 꼽았다. 특히 ‘보충 영양 지원 프로그램(SNAP)’의 자금이 10월 31일부로 소진될 예정으로, 미국 전역 약 4,200만 명이 식품 보조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보고서는 셧다운으로 인해 약 65만 명의 연방 직원이 무급 휴직 상태에 있으며, 이들을 일시적 실업자로 분류할 경우 10월 실업률은 0.4%포인트 상승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상원은 셧다운을 막기 위해 지금까지 14차례에 걸쳐 임시 예산 법안(CR)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민주당은 ‘오바마케어(저렴한 의료법)’ 보조금 연장을 포함한 협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공화당은 “법안을 먼저 통과시키고 이후 협상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치적 대립이 계속되면서 연방 공공 서비스의 중단과 민간 경제 위축이 겹쳐, 전문가들은 이번 셧다운이 2018년 이후 최악의 경제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