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7분기 만에 흑자 전환…파운드리 부문은 여전히 부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0월 25일, 인텔이 23일 발표한 2025년 3분기 실적에서 7분기 연속 적자를 끝내고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인텔은 감원과 공장 투자 축소 등 비용 절감 조치를 통해 수익을 개선했지만,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첨단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은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7~9월 인텔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136억 5,3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순이익은 40억 6,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의 166억 3,900만 달러 손실에서 크게 개선됐다. 9월에는 자회사 알테라(Altera)의 51% 지분을 매각해 수익 회복에 기여했다. 매출과 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인텔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종가 대비 약 9% 급등했다.
2024년 3분기 인텔은 대규모 설비 손상차손과 구조조정 비용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이번 실적은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인텔의 핵심 과제인 파운드리 부문은 여전히 적자 상태다. 해당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한 42억 3,500만 달러, 영업손실은 23억 2,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의 57억 9,900만 달러 손실보다는 개선된 수치지만, 여전히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인텔은 10월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공장에서 2나노미터급으로 불리는 ‘18A’ 공정의 첨단 반도체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생산분은 외부 고객 수주가 아닌 자사 제품용 생산에 한정된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외부 고객 확보에 난항을 겪는 이유로, 팹리스(설계 전문) 기업들이 인텔의 기술력과 생산 신뢰성을 충분히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심지어 인텔과 자본 제휴를 맺은 엔비디아의 황인훈(젠슨 황) CEO도 9월 인터뷰에서 “인텔의 위탁생산을 계속 평가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인텔의 천리우 CEO는 실적 발표에서 “여러 고객사와 생산 협의 중”이라며 신뢰 확보를 위해 제품 성능과 수율을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아직 계약 체결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편, 인텔의 경쟁사인 TSMC는 2025년부터 2나노 공정 반도체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기술 스펙상으로는 인텔이 비슷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외부 검증이 없는 한 인텔의 기술력은 TSMC와 동일선상에서 논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미국 반도체 분석가 잭 골드는 “TSMC가 양산 기술과 고객 대응력에서 인텔보다 한발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인텔의 2025년 설비투자 규모는 약 180억 달러로, TSMC의 400억~420억 달러에 한참 못 미친다. 인텔 CFO 데이비드 진스너는 “2026년 설비 투자는 약 160억 달러 수준이 적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텔 주가는 2024년 말 대비 약 두 배 상승했다. 이는 미국 정부, 엔비디아, 소프트뱅크 그룹 등이 8월 이후 총 159억 달러를 투자한 영향이 크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대규모 자금 조달만으로 기술 격차를 좁히기엔 한계가 있다”며, 인텔이 연구개발과 설비 투자에서 얼마나 실질적 성과를 낼지가 향후 성패를 가를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