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비야디, 영국 자동차 시장서 돌풍…판매량 880% 급증

2025-10-16     차승민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영국 일간지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10월 12일, 중국 자동차 브랜드 비야디(BYD) 가 영국 시장에서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며 영국이 비야디의 두 번째로 큰 해외 시장이 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월 비야디는 영국에서 1만1,271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880% 증가했다. 이는 랜드로버, BMW 미니, 테슬라를 제치고 상위권에 오른 수치다. 올해 1~8월 누적 판매량도 2만4,333대로, 테슬라(2만6,951대)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비야디 차량을 운전하는 영국인 차주 디미타르 올마노프는 “중국차를 운전하는 것이 폭스바겐이나 벤츠, BMW보다 더 즐겁다”며 “중국차의 제조 기술이 매우 뛰어나다”고 말했다. 그는 “나처럼 중국차에 만족하는 운전자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현지에서도 비야디, 치루이(奇瑞)의 오멍다(Omoda), 제쿠(ZEEKR) 등 중국 브랜드 차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한 비야디 차주인 댄 알렉산드로프는 “이 차는 외부 전원을 연결하지 않아도 다른 전자기기나 차량을 충전할 수 있다”며 “중국이 전기차 ‘역방향 전력 공급’ 기술의 선두에 있다”고 말했다.

비야디가 자체 개발한 ‘블레이드(Blade) 배터리’ 역시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 배터리는 100% 충전해도 배터리 수명 저하가 거의 없어, 다른 제조사 차량처럼 80%까지만 충전할 필요가 없다.

가격 경쟁력도 두드러진다. 비야디의 ATO2 모델 시작가는 3만1,000파운드(약 4,700만 원) 로, 테슬라 모델 Y(4만5,000파운드) 보다 약 1만4,000파운드(약 2,100만 원) 저렴하다.

영국의 중고차 딜러 마이크 브루어는 “중국차의 진입은 서방 자동차 제조사들이 가격을 인하하도록 압박할 것”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차를 살 수 있다는 점이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비야디가 배터리, 전장 부품, 차량 생산을 모두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완전 통합 공급망’을 갖춘 점을 강점으로 꼽는다. 이로 인해 생산비 절감이 가능하고, 고품질 차량을 서방 브랜드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최근 조사에서는 영국인의 70%가 중국 브랜드 차량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업계는 “중국 자동차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 소비자 인식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며 “유럽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이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