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전자담배, 새로운 니코틴 중독 물결 일으켜”… 청소년 흡연률 성인의 9배

담배 산업, 젊은 세대 겨냥해 중독 유도… 수십 년간의 규제 성과 위협

2025-10-08     최규현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프랑스 통신사 AFP는 10월 6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전자담배 사용 확산에 대해 “새로운 니코틴 중독의 물결이 일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WHO는 특히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청소년이 전자담배에 빠져들고 있다며, 담배 산업이 젊은 세대를 적극적으로 겨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WHO에 따르면 일부 국가의 조사 결과, 청소년이 전자담배를 흡연할 가능성은 성인보다 평균 9배 높다.
조직은 “전자담배가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담배 산업의 주장은 오해의 소지가 있으며, 실제로는 청소년을 니코틴 중독으로 유도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첫 전 세계 전자담배 사용 추정치에 따르면, 현재 1억 명 이상이 전자담배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 중 8,600만 명이 성인(대부분 고소득국 거주자) 이고, 13세~15세 청소년 사용자는 최소 1,5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티엔 크루거 WHO 건강사회결정요인국장은 성명에서 “전자담배는 ‘해로움이 적다’는 점을 내세워 소비자를 유인하지만, 실제로는 어린 나이에 니코틴 중독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수십 년간 담배 규제 분야에서 쌓아온 성과가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도 “엄격한 담배 규제 덕분에 수백만 명이 금연에 성공했지만, 담배 산업은 이에 대응해 새로운 니코틴 제품을 내놓고 있으며, 그 대상은 명백히 젊은 세대”라고 지적했다.

WHO는 각국 정부에 전자담배 규제 강화를 촉구하며, 청소년 대상 광고 금지, 향이 첨가된 전자담배 제한, 니코틴 함량 기준 강화 등의 조치를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전자담배가 금연을 돕는 수단으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새로운 중독 경로가 되고 있다”며 “특히 청소년층에서의 사용 확산은 미래 세대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