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 당선 이후 5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
확장적 재정정책 기대 속 日 국채 수익률 급등, 닛케이 지수는 4% 상승
로이터통신은 10월 6일 보도에서, 이날 오전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가 달러화 대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전했다.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가 승리하면서 향후 일본 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커졌고, 이에 따라 일본은행(BOJ)이 직면한 통화정책 과제도 복잡해졌다는 분석이다.
6일 오전 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6% 하락한 149.81엔으로, 지난 5월 12일 이후 가장 큰 일일 하락폭을 기록했다. 유로/엔 환율도 1.4% 하락한 175.63엔을 기록했으며, 이는 유로화 출범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다카이치 당선이 단기적으로는 정치·재정적 불확실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시드니 외환 연구 책임자 마흐 자빈 자만은 “다카이치의 승리는 엔화 약세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일본의 재정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한편, **일본 4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2bp 상승한 3.529%**를 기록하며 채권시장은 약세 흐름을 보였다. 호주의 레이시온 파이낸셜(Rayseon Financial) 리서치 책임자 크리스 웨스턴은 “현재 시장은 폭풍의 중심에 있다”며, “거래자들은 다카이치 신임 총재가 어느 정도 강도로 재정 완화 정책을 추진할지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아베노믹스 경량화’를 시도한다면 채권 투자자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며 “영국의 전례를 교훈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AP통신은 같은 날 보도에서 “자민당이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를 당수로 선출함에 따라 일본이 첫 여성 총리를 맞이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다카이치는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측근으로, 그의 시장 친화적 정책과 보수적 국가 비전을 계승할 것으로 평가된다.
그의 당선 소식에 일본 증시도 급등했다. 닛케이225 지수는 오전 장에서 4.3% 상승한 47,710.09포인트를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피치 솔루션스 산하 BMI 리서치는 “다카이치 신임 총재는 일본 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과제들 — 경쟁력 회복, 기술·산업 기반 강화,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따른 사회적 부담 완화 — 등 복합적인 난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불확실성과 재정확대 기조가 맞물리며 단기적으로는 엔화 약세와 국채 수익률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다카이치 정부가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신중한 정책 조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