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식품 인플레이션 재점화…기후 위기·트럼프 관세 여파 겹쳐

2025-10-03     차승민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전 세계 식품 가격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0월 2일 보도에서 극단적인 기상 이변으로 인한 흉작과 미국의 관세 정책이 맞물리며 식품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8월 식품 가격 지수는 130.1로 1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달보다 7% 높은 수준이다. 특히 육류, 커피, 식용유 등 주요 품목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육류 가격은 3개월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미국의 가뭄으로 소 사육 두수가 7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로 인해 쇠고기와 양고기 가격이 상승했고, 축산업 관련 질병 확산으로 유제품 가격도 영향을 받고 있다.

커피와 카카오 가격도 기후 요인으로 급등했다. 미국의 8월 커피 소매가는 파운드당 8.80달러로, 1년 전보다 40% 올랐다. 일본 역시 8월 식품 물가가 전년 대비 8% 상승했으며, 10월에만 3천여 개 품목이 추가 인상될 예정이다.

미국의 경우, 농산물 수입액이 올해 들어 1,323억 달러에 달해 전년보다 8% 늘었고, 무역 적자도 336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대두, 커피 등 주요 농산물 공급망을 흔들며 가격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경제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와 보호무역 기조가 겹쳐 세계 식품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각국이 수입처 다변화에 나서고 있지만, 대체하기 어려운 품목은 계속 가격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강경한 관세 정책이 유지된다면 식품 인플레이션은 단기간이 아닌 전 세계적 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