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세계 최초로 비만을 ‘만성 질환’으로 공식 분류

2025-10-02     최규현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이탈리아가 세계 최초로 비만을 ‘만성 질환’으로 인정했다. 에페통신은 1일 이탈리아 상원이 비만을 ‘점진적·재발적 질환’으로 분류하는 법안을 최종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비만을 국가 차원에서 질환으로 규정하고 제도적 대응에 나선 첫 사례가 됐다.

올라치오 스킬라치 이탈리아 보건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법안 비준으로 공중보건 보호에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며 “비만을 만성질환으로 공식 분류한 것은 우리가 세계 최초”라고 밝혔다.

현재 이탈리아에는 약 600만 명의 비만 인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법안에 따라 정부는 예방과 치료에 필요한 예산을 직접 지원한다. 구체적으로 2025년 70만 유로, 2026년 80만 유로, 2027년부터는 매년 120만 유로가 투입되며, 각 지역별로 배분될 예정이다.

법안은 단순한 예산 지원을 넘어, 국민의 생활습관 개선과 교육에도 초점을 맞췄다. 모유 수유를 아동 비만 예방을 위한 필수적 수유 방식으로 장려하고, 부모에게는 자녀 식단 관리와 불필요한 식품 소비 제한 책임을 부여했다. 또한 청소년 체육 활동을 장려하는 정책도 포함됐다.

아울러 ‘비만 연구 관찰 기관’을 설립해 각 지역의 정책 이행 상황을 감시하고 성과를 평가하는 체계도 마련된다.

스킬라치 장관은 “이번 법안은 비만 퇴치에 대한 국가적 약속을 강화하고, 예방 활동과 보건 인력 교육을 본격화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국민 건강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은 비만을 단순히 개인의 생활 문제로 치부하지 않고, 사회적·공중보건적 차원의 만성질환으로 인식한 첫 입법 사례라는 점에서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