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미, 마드리드서 경제무역 회담…TikTok 매각 기한 또 연장되나
중국과 미국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새로운 경제무역 회담을 시작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에서 실질적인 돌파구가 마련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양국이 가장 먼저 합의에 이를 수 있는 사안은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짧은 동영상 플랫폼 TikTok의 미국 사업 매각 기한 연장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중국 부총리 허리펑은 14일(현지시간) 대표단을 이끌고 마드리드에 도착해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양측은 관세, 수출 통제, TikTok 등 핵심 경제·통상 현안을 논의했다. 특히 이번 회담은 양국이 처음으로 TikTok 문제를 공식 협상 의제에 포함시킨 자리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미국 정부 규정에 따르면, 바이트댄스가 오는 17일까지 TikTok의 미국 내 사업을 매각하지 못하면 해당 서비스는 미국에서 차단될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소식통은 “양측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지만, 기한이 네 번째로 연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양국은 제네바, 런던, 스톡홀름에서 세 차례 회담을 가졌지만 TikTok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에 미국 측이 TikTok을 공식 의제로 포함시킨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한 연장 결정에 정치적 명분을 더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의회는 지난해 바이트댄스에 TikTok 미국 사업을 현지 기관에 매각하도록 요구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들어 세 차례 행정명령으로 매각 기한을 연장했으며, 백악관은 지난달 공식 TikTok 계정까지 개설했다.
중국 정부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관영 매체 《인민일보》는 “중국은 원칙을 지키며 자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할 것”이라면서도 “상호 존중과 평등한 협상을 바탕으로 대화와 타협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도 “중국은 기업이나 개인에게 현지 법률을 위반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제공하도록 요구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성과는 10월 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열릴 수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웬디 커틀러 전 미국 대리 무역대표는 “양국 정상 회담에서 TikTok 문제 해결, 중국의 미국산 대두 구매 제한 해제, 펜타닐 관련 관세 완화 등이 논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중국이 경제 성장 모델을 내수 중심으로 전환하고 수출 보조금 의존도를 줄이는 데는 수년이 걸릴 것이며, 미국의 대중국 요구가 뚜렷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양국 간 큰 타협도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