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아동 VR 안전 연구 은폐 의혹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가 가상현실(VR) 기술이 아동에게 미치는 해악을 은폐하기 위해 내부 연구를 억제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9월 9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현직 및 전직 연구원 6명이 증언에 나서며, 메타가 2021년 의회의 질의 이후 변호사를 고용해 내부 보고서를 검토·편집하고, 민감한 안전 연구를 차단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전직 직원 사비치는 "연구원들은 아동 피해 사례를 조사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그 결과 회사는 문제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할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녀는 아동이 VR 플랫폼 내에서 괴롭힘, 성폭력, 누드 사진 요구 등을 경험했다고도 밝혔다. 내부 보고서에는 미성년자의 대규모 이용 실태도 언급돼 있으며, 이미 2017년 한 직원은 특정 가상 공간 사용자 중 최대 80~90%가 미성년자로 추정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로이터 통신 역시 메타 내부 문서를 인용해, 회사가 챗봇이 아동과 애정적·성적 암시 대화를 나누는 것을 허용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메타의 서비스는 13세 이상만 이용 가능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실제로는 어린이들이 손쉽게 연령 제한을 우회하고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대해 메타 대변인은 "일부 내부 문서를 선택적으로 유출해 허위 서사를 조작하고 있다"며 "청소년 관련 연구를 전면 금지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테네시주 공화당 소속 마샤 블랙번 상원의원은 이번 청문회가 지난해 상원을 통과했으나 하원에서 좌초된 ‘어린이 온라인 보안법(Kids Online Safety Act)’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부각했다고 강조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