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10월 증산 결정…유가 하락 압박

2025-09-09     최규현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석유수출국연합체 OPEC+일부 회원국이 10월부터 원유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 독일 상보는 7일 보도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를 비롯한 8개국이 하루 13만7천 배럴 증산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들 국가는 지난 몇 달간 하루 220만 배럴 규모의 감산을 단계적으로 철회하며 점진적으로 생산을 확대해왔다. 이번 조치 역시 이전의 하루 평균 165만 배럴 감산분을 해제하는 과정의 일환이다. 다만 증산 속도는 둔화되는 모습으로, 9월 하루 54만7천 배럴이었던 증산 목표는 10월 13만7천 배럴에 그쳤다.

OPEC+는 이번 결정을 “석유 시장의 건강과 세계 경제의 안정적 전망, 낮은 재고 수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의 고용지표 부진으로 원유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증산 소식까지 겹치며 유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9월 5일 기준, 11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65.69달러,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62.15달러로 각각 하락 마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공급이 이미 수요를 초과하고 있다며, 연말 석유 시장의 과잉 가능성을 경고했다. 특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불확실한 정책 변수와 대러시아·이란 제재, 인도에 대한 50% 관세 부과 등 지정학적 요인이 맞물리면서 향후 유가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한편, 이번 결정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석유경영자회의(APPEC)에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산유국들의 잇따른 증산 움직임이 글로벌 원유 시장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하고 있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