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앤트로픽, 작가·출판사와 15억 달러 합의…AI 저작권 분쟁 전환점

2025-09-08     차승민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스페인 일간지 라 방가르디아는 6일(현지시간) 미국 인공지능(AI) 선도 기업 앤트로픽(Anthropic)이 작가와 출판사들과의 저작권 분쟁에서 총 15억 달러(약 2조 원)에 달하는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저작권 합의금으로, AI 기업과 창작자 간 갈등의 향방을 바꿀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이번 협약은 아직 사법부의 최종 비준을 기다리고 있다. 앞서 한 판사는 앤트로픽이 수백만 권의 도서를 불법 다운로드·저장해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판결한 바 있다.

합의에 따라 약 50만 명의 작가들이 작품당 평균 3,000달러씩 저작권료를 지급받게 될 전망이다. 이는 앤트로픽이 자사의 대화형 인공지능 ‘클로드(Claude)’를 훈련시키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대가로 풀이된다.

이번 합의는 창작자들에게 중대한 승리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앞으로 인공지능 기업들의 데이터 확보 방식에도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불법 복제나 무단 이용이 아닌 정식 계약과 합의를 통해 권리를 확보하는 방식이 일반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앤트로픽은 또한 ‘창세기 도서관’, ‘해적 도서관의 거울’ 등 불법적으로 확보된 저작권 자료를 삭제해야 한다.

아파르나 스리달 앤트로픽 부사장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개인과 기관의 역량을 강화하고, 과학적 발견을 촉진하며, 복잡한 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안전한 AI 시스템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AI 훈련 과정에서의 저작권 침해 논란은 앤트로픽에 국한되지 않는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오픈AI 등 글로벌 대기업들 역시 유사한 소송에 직면해 있다. 원고 측은 이들 기업이 AI 모델 학습을 위해 온라인의 방대한 텍스트와 이미지, 자료를 무단 수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이번 합의가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 더 많은 유사 사례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기업과 창작자 간의 갈등이 본격적인 제도적·법적 해결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