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저출산 위기 대응…‘두 자녀 정책’ 폐지·학비 감면 추진
베트남 정부가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과거 출산 억제책이었던 ‘두 자녀 정책’을 폐지하고, 공립학교 등록금을 면제하는 등 다양한 장려 정책을 내놓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베트남의 2024년 합계출산율은 1.9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인구가 유지되는 기준치인 2.1을 밑도는 수치로, 정부가 인구 감소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
베트남은 1975년 전쟁이 끝난 이후 한동안 경제 침체를 겪었고, 당시 출산율은 여성 1인당 5~6명에 달해 식량 부족에 시달렸다. 이를 억제하기 위해 1988년부터 ‘두 자녀 정책’을 시행하며 위반 가정에는 벌금과 무급 정지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1986년 개혁·개방 정책(도이머이)을 추진한 뒤 경제가 고속 성장하면서 출산율은 1990년대 후반 이후 약 2.1 수준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2023년부터 감소세가 두드러졌고, 지난해에는 1.9명대로 떨어졌다.
출산율 저하와 더불어 결혼 연령도 늦어지는 추세다. 호찌민시의 경우 2024년 평균 초혼 연령이 30.4세로 상승했다. 지방 정부가 주택 보조금 지급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뚜렷한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베트남 공산당 중앙위원회 수린 서기장은 “학비 감면 등 출산 친화적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베트남 경제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를 넘어서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두 자릿수 성장률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인구 보너스 시기가 2040년 전후로 끝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저출산 해결이 국가 성장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