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사자, 불법 무역과 서식지 파괴로 멸종 위기 가속
세계자연기금(WWF)이 아프리카 사자의 생존이 불법 무역과 서식지 파괴로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스페인 매체는 9월 2일 보도를 통해 “초원의 왕”으로 불리는 사자가 다시 한번 멸종 경보의 주인공이 됐다고 전했다.
지난 100년 동안 아프리카 사자의 개체 수는 무려 9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남아 있는 사자의 수는 약 2만~3만 마리 수준으로, 100년 전 20만 마리에 달했던 시절과 비교하면 급격한 감소세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이 사자들을 멸종 위기 종 적색 목록에 포함시켰다. 특히 아프리카 사자의 발원지인 서아프리카 지역에는 2023년 기준 성체 사자가 218마리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자연기금은 아프리카 사자가 이미 26개국에서 멸종되었다고 밝혔다. 현재 이들은 아프리카 초원과 인도 북동부 일부 지역에만 서식하며, 이는 과거 분포 범위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사자가 직면한 주요 위협 가운데 하나는 불법 야생동물 거래다. 아시아에서는 사자의 피부, 발톱, 치아, 뼈 등이 약용 가치가 있다고 여겨져 인기를 끌고 있으며, 범죄 조직들이 이를 노려 사자를 새로운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 여기에 더해 도시 확장과 농지 개간 등으로 서식지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사자의 생존 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50년까지 아프리카 대륙의 인구가 두 배로 늘어날 경우 야생동물, 특히 사자의 서식 공간이 더욱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한다.
‘초원의 왕’으로 불리던 사자가 이제는 멸종의 문턱에 몰려 있다. 국제 사회와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보호 조치 없이는 머지않아 사자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