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2분기 매출·순이익 사상 최고치 경신
AI 수요 덕에 ‘깜짝 실적’
미국 반도체 대기업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다시 한 번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성적표를 내놓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7일(현지시간) 발표한 2025년 5~7월 회계연도 2분기 실적에서 매출 467억 4,300만 달러, 순이익 264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 59%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특히 엔비디아의 핵심 사업인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411억 달러에 달하며, AI 칩 수요가 여전히 견조함을 입증했다.
그러나 호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5% 가까이 급락했다. 이후 낙폭은 3% 안팎으로 축소됐지만, 시장에서는 차익 실현 매물과 함께 미국 정부의 대중(對中) 수출 규제 여파로 인한 성장 둔화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실제로 데이터센터 매출은 시장 예상치였던 413억 달러에 다소 못 미쳤다.
엔비디아의 콜레트 크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 자리에서 “차세대 AI 칩 ‘루빈(Rubin)’을 2026년 출시할 계획”이라며 “현재의 ‘블랙웰(Blackwell)’ 아키텍처를 잇는 차세대 제품으로, 성능 개선을 통해 고객들의 업그레이드를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월가에서는 AI 열풍이 과장되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주요 기술 기업 경영진과 리서치 기관들은 “AI 수요 증가세가 예전만큼 뜨겁지 않다”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경계하는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이번 분기 실적은 엔비디아가 여전히 ‘AI 반도체 제왕’임을 증명했지만, 동시에 규제 리스크와 성장세 둔화에 대한 불안도 남겼다. 실적 발표 직후에도 주가가 2% 이상 하락세를 이어간 것은 이러한 복합적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