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폭탄, 글로벌 車업계 117억 달러 손실…소비자 가격 인상 불가피

2025-08-14     최규현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미국 야후 파이낸스 채널은 8월 10일 보도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도요타는 7일 오전 발표에서 6월 30일 기준 첫 번째 분기에만 30억 달러 이상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도요타의 발표 이후 각 자동차 기업의 재무 자료를 종합한 결과, 6월 말까지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입은 누적 관세 손실은 약 117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도요타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으며, 폭스바겐, 제너럴 모터스, 포드, 혼다 등도 뒤를 이었다.

일본산 제품에는 15%의 관세가 부과되고, 캐나다·멕시코 등지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전 차종에는 25%의 관세가 적용되면서 업계 전반이 압박을 받고 있다. 

포드, GM, 스텔란티스 그룹 등도 피해를 피하지 못했으며, 테슬라 역시 전기차 배터리 등 부품 관세로 약 3억 달러의 비용 증가를 겪었다. 테슬라의 이바프 타네자 CFO는 이 중 3분의 2가 자동차 부문에서 발생했으며, 향후 몇 분기 동안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업체들은 대응책으로 가격 인상과 미국 내 생산 확대를 모색하고 있지만, 이는 단기적으로 실행이 어렵다. 자동차 산업 분석가 샘 피오라니는 신규 조립공장 건설에 10억~20억 달러의 투자와 3~5년의 기간이 필요하며, 기존 공장 설비 개선에도 약 5억 달러가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GM은 40억 달러를 투입해 트럭과 SUV 생산 라인의 미국 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며, 혼다 역시 관세 부담 완화를 위해 미국 공장에서의 3교대 근무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전환 비용과 구조적 관세 부담으로 인해 업체들의 수익성이 계속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관세 부담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는 방안도 확대되고 있다. 피오라니는 올해 가을부터 모든 자동차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을 체감하게 될 것이며, 내년에는 상승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업체들은 인센티브 축소나 금융 비용 인상 등 간접적인 방식으로 수익성을 보전하고 있다. 넬슨 금융분석가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비용 절감과 가격 조정을 통해 관세 영향을 완화하려 하고 있지만, 결국 상당 부분을 스스로 흡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생산지 이전, 비수익 차종 정리, 사업 구조조정이 이어지더라도 한 가지 결론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결국 소비자들이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