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기원 이사회, "누구를 위한 조직인가"
“세계 태권도의 본부 이자 심장”이라 불리는 국기원이 지금, 그 명예에 걸맞은 운영을 하고 있는가?
최근 국기원 이사회의 인사 선임과 내부 운영 방식에 대해 제기되는 비판은 단순한 소란이 아니다. 이는 태권도 수련 현장에서 땀 흘리는 국내외 수백만 도장의 관장과 수련생의 실망이며, 세계 태권도 커뮤니티가 보내는 우려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이사회가 불투명한 절차와 기득권 중심의 구조를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사 추천 과정에서 셀프 혹은 밀실ㆍ 야합 추천 논란이 벌어지고, 이사회 일부는 과거 선거법 위반 전력까지 지닌 인물을 아무렇지 않게 선임한다. 이미 이번 이사회 선발과정을 놓고도 시민단체가 공개적으로 성명서를 발표했지만 여러가지 문제로 이번 이사회 선발관련 하여 법적 분쟁이 일어날 소지가 다분히 있다는 후문이다.
이는 국민적 신뢰와 세계 태권도인들의 공평ㆍ공정한 원칙 적용을 요구받는 공적ㆍ공익 성격을 갖는 기관으로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태도다.
일선 태권도 지도자들은 말한다.
“국기원이 지금 누구를 보고 있는지 모르겠다.”
“수련생과 지도자들은 이사회의 결정을 알 방법조차 없다.”
이사회 회의록조차 공개하지 않는 폐쇄적 문화, 태권도 본질보다 ‘자리 지키기’에만 몰두하는 구조, 이러한 모습이 과연 국기원의 미래인가?
국기원은 태권도의 철학을 전 세계에 전파하는 문화 사절단이며, 동시에 국가 브랜드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런 국기원이 일부 이사들에 의해 정치화되고 사유화된다면, 그 피해는 전 세계 태권도 수련생 모두에게 돌아간다.
진심으로 태권도를 사랑하는 이들이 조직을 위해 희생하고 있는데, 정작 조직은 그들을 외면하고 있는 셈이다.
국기원 이사회는 이제 결단해야 한다.
우선 철저한 회의록 공개와 보다 관리감독기관인 문체부의 감사 강화, 다음으로 외부 인사의 투명한 검증과 투명한 행정,
세번째 태권도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개발을 위한 구조로의 대전환과 다양한 콘텐츠 확보가 이루어지기 위한 구조 조정 및 제도가 보완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누구를 위한 국기원인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에 답해야 한다.
태권도 정신은 정의(義)와 예의(禮)다. 조직이 그 가치를 스스로 저버린다면, 그곳은 더 이상 태권도의 중심이 아니다.
국기원이 다시 추앙받는 조직이 되려면, 그들만의 밀실야합에서 벗어나 지금 이사회의 운영 및 이사 선발제도 부터 당장 바뀌어야 한다.
이와 함께 국기원장과 이사장간의 주도권 쟁탈도 곱지않은 시선이 있다는걸 함께 느껴야만 한다.
당당하게 말하자.국기원은 지금, 밀려오는 개혁의 칼날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새삼 알았으면 한다.
특히 이같은 퇴행적인 행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감독기관인 문체부의 행정지도 또한 선행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만일 감독에 한계가 있다면 문체부는 국기원의 존재 존속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중대한 전환점에 와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김창권 대기자 ckckck1225@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