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 전 세계 식품 가격 급등 초래

점점 더 취약해지는 식품 시스템

2025-07-31     차승민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7월 20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최근 연구는 기후 변화로 인한 극단적인 날씨 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식품 가격의 단기 급등을 촉진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식품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성이 심화되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이 연구는 바르셀로나 슈퍼컴퓨팅 센터가 주도했으며, 전 세계 수십 건의 기상이변과 특정 식품 가격의 급등 사례를 직접적으로 연결 지었다. 기존 연구들이 고온에 따른 작황 감소와 공급 부족이 장기적인 식품 가격 상승을 유발한다고 분석했다면, 이번 연구는 감자, 양파, 쌀, 채소 등 주요 품목에서 나타나는 단기적이고 급격한 가격 상승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사례는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유럽에서는 스페인 남부의 장기 가뭄으로 인해 2023년 올리브유 가격이 50% 급등했고, 인도에서는 2023년 5월 폭염 여파로 양파 가격이 89% 올랐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여름철 기록적인 폭염으로 배추 가격이 70%나 상승했다. 일본에서는 9월 쌀값이 전월 폭염의 영향으로 48% 상승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주에서는 2022년 11월 가뭄으로 채소 가격이 80%까지 뛰었다.

이번 연구의 주요 저자인 막시밀리안 코츠는 “이러한 기상 현상은 역사적 관점에서 완전히 전례 없는 수준이며, 기온은 인간의 온실가스 배출이 없었다면 기대할 수 없었던 수준까지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후 변화로 인해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더욱 자주, 더욱 강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식품 가격 충격도 점점 예측하기 어려운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에 따르면, 극단적인 기상이변이 발생한 직후 몇 개월 내에 식품 가격이 급등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 같은 영향은 무역 경로를 통해 국경을 넘어 확산된다. 예컨대 영국의 초콜릿 가격 급등은 아프리카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에서 발생한 가뭄과 폭염으로 코코아 가격이 세 배나 오른 데서 비롯된 것이다.

코츠는 “지금처럼 식품 시스템이 대응한다면 앞으로 더 극단적이고 불확실한 방식으로 동일한 위기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후 변화 대응뿐만 아니라 식품 시스템 전반의 회복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