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귀화 시험 및 H-1B 비자 제도 전면 개편 예고…“고임금 기업 우선”

2025-07-27     이창우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미국 시민 및 이민 서비스국(USCIS)의 신임 국장 에드로(Edlo)는 트럼프 행정부가 귀화 시험을 강화하고, 외국인 고급 인력 유치를 위한 H-1B 비자 제도를 전면 개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드로 국장은 최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귀화 시험은 지나치게 쉬워, 암기만으로 통과가 가능하다”며 “입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귀화 신청자는 미국 시민 상식 문제 100개를 사전에 학습해야 하며, 시험 당일 무작위로 출제된 10개 문항 중 6개를 맞히면 통과할 수 있다. 트럼프의 첫 임기 당시 USCIS는 이를 20문항으로 확대하고 12개 이상 정답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변경했으며, 에드로는 이 같은 개정 시험을 곧 재도입하겠다고 밝혔다.

H-1B 비자, “고임금 지불 의사 있는 고용주 우선”

이와 함께 에드로 국장은 H-1B 비자 제도에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 높은 임금을 외국인 노동자에게 지불할 의사가 있는 기업이 비자 배정에서 우선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현재 매년 약 8만5천 건이 추첨 방식으로 배정되는 H-1B 제도를 실질적인 가치 기준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내 강경 우익 인사들은 H-1B 비자 제도가 미국 노동시장을 위협한다고 비판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이 미국인 직원을 감원한 뒤 낮은 임금을 수용하는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밴스 부통령도 유사한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반면, 트럼프 지지자들 중 다수는 “미국 본토에 고급 기술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기업이 H-1B 제도를 통해 글로벌 인재를 유치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에드로는 “H-1B 비자는 미국 기업과 노동자를 대체하는 수단이 아니라, 경제적 보완재로 기능해야 하며, 다른 이민 정책들과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경 기조 속에서도 “이민의 긍정 효과 인정”

에드로는 연방 상원 인준을 거쳐 USCIS 국장으로 공식 취임했으며, 그의 개혁안은 향후 연방 정부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그는 이민자에 대한 전반적인 시각에 있어 비교적 온건한 입장을 취하며, “이민자들은 미국에 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왔으며, 특히 경제 발전과 국가 이익에 기여할 수 있는 이들은 적극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의 첫 임기 중 USCIS는 공공 복지를 수령한 이민자의 영주권 취득을 어렵게 만드는 제도를 도입한 바 있지만, 에드로는 해당 정책을 복원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2기에 접어든 지금, 미국의 이민 및 귀화 제도가 어떻게 재편될지 전 세계 이민자들과 기업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