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다양성 관련 부서 폐쇄…트럼프 행정부와 갈등 속 '구조조정' 단행
2025년 7월 24일, 에피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대학교는 소수 민족, 성 소수자, 여성 지원을 위해 운영해온 세 개의 부서를 폐쇄하고, 관련 인력을 새롭게 설립된 기관으로 재배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하버드가 추진해온 다양성·공정성·포용성(DEI) 정책에 대해 보수 진영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이루어진 것으로, 공화당 측의 요구에 일부 부응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버드대 학생 신문 하버드 딥 레드의 보도에 따르면, 교무총장 데이비드 J. 데밍은 교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해당 부서에는 약 50명의 직원과 15명 이상의 인턴이 소속되어 있으며, 이들은 앞으로 '학술 문화 및 커뮤니티 사무소(OAECC)' 산하의 하버드 재단으로 소속이 변경될 것이라고 밝혔다.
데밍은 "새로운 구조를 통해 우리는 모든 학생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며, 다양한 배경과 관점을 포용하는 학습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하버드가 트럼프 행정부와의 오랜 갈등 끝에 보수 세력의 요구에 굴복했다는 비판도 함께 일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과거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 문제에 대해 하버드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비판했으며, DEI 정책이 편향적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버드 딥 레드》는 또한 지난 4월 트럼프 측 변호사가 하버드 측에 기밀 메모를 보내 하버드 다문화 및 인종관계 재단을 ‘취소 대상 후보’로 지목하며 법적 대응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하버드는 해당 재단을 "공정성, 다양성, 포용성 및 소속감 사무실"로 변경하고, 관련 표현을 공식 문서에서 삭제하며 압력에 대응해 왔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미국 내 학계의 자율성과 다양성 가치에 부정적인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보수 진영은 이번 결정을 "편향된 이념적 교육에 대한 시정"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