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꼴불견 자화상, 최동석 왜! 사퇴해야하는가
인사혁신처장은 공직 사회의 인사 기준과 윤리를 이끄는 자리다. 약 100만 여 명으로 추산되는 전체 국가공무원(행정, 입법, 사법부 등 포함)의 표상이 되어야 하는 상징적인 인물이어야 한다.
그런데 그 책임자가 공직 윤리를 정면으로 위배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사퇴 사유는 충분하다.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은 균형잡히지 않은 독불장군식 사고로 화를 자초했다. 본인은 물러나지 않겠다는 듯 버티는 모습이다. 그러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조차 등을 돌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군은 없는 형국이다.
논란의 시작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을 두고, 그는 “가해자가 피해자로 둔갑하는 경우가 많다”, “정치공작이 의심된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 이는 피해자에 대한 명백한 2차 가해다.
사적인 공간에서 한 말이었다고 해도 문제지만, 그는 이 발언을 공개 석상에서도 꺼냈다. 그런탓에 인사혁신처장으로 임명된 이후 더 큰 파장이 계속 이어지는 이유다.
국회에 출석한 최 처장은 “기억나지 않는다”, “직원에게 들은 이야기다”라는 식으로 얼버무렸다. 마치 공직사회에 만연한 '기억상실증'의 전형을 보는 듯했다.
문제는 발언 내용뿐 아니라 태도다. 그는 사과를 강요받은 뒤에야 뒤늦게 SNS를 통해 “피해자에게 사과한다”고 했지만, 그 진정성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조차 “더는 국민 앞에 얼굴을 들 수 없다”며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실정이다.
극과 극, 강대 강의 정치 구도가 대한민국 정치를 지배하는 사이 공직사회의 인사 기준은 그 어느 때보다 심하게 무너져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비전문가, 부적절한 발언자, 무책임한 태도 등 그 모든 것들이 반복되고 있다.
최 처장의 막말시리즈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혐오를 넘어 정신감정을 의뢰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상황이 이를 정도다.
그는 공직사회의 인사와 '윤리도덕'를 책임지는 수장이다. 그런 그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해 조롱에 가까운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는 건, 국민이 가진 최소한의 도덕 감수성마저 능멸한 것이다.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할 사람은 피해자의 아픔을 진심으로 공감하고, 공직자의 언행을 스스로 경계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최 처장은 한참전에 그 자격을 상실했다. 지나친 아첨(?)덕분에 설령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다 해도, 국민의 신뢰가 무너졌다면 그 자리는 이미 무의미하다.
여당 의원들조차 사퇴를 요구하는 상황이라면, 이는 단순한 여론의 풍향이 아니다.
그것은 ‘공직사회의 최소한의 선’을 지키자는 마지막 경고다. 더 버틸수록 개인이 아닌 정부에 대한 신뢰가 깨지고 회복 불가능의 강을 건너게 된다.
7월의 마지막 주말 국민들은 유례없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강선우, 이진숙에 이어 최동석까지 무슨 자격으로 국민들을 짜증나게 하는가?
더 이상 늦기전에 이쯤에서 스스로 내려오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부끄러움을 안다면 말이다. 대통령실도 더 이상 침묵으로 일관하지 말고 당장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김창권 大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