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어떤 치과 의사

2025-07-25     임장근 칼럼니스트
사진=뉴시스 제공.

몇해전, 무더운 여름 어느날, 나는 잇몸에 극단적으로 통증이 와서  내가 거주하고 있는 동해안 지역의 "00 치과"에 정신없이 달려 갔습니다. 

오른쪽 어금니가 많이 흔들려서 발치를 하게 되었지요. 그런데 그 발치하는 장면을 지금에 와서 다시 상기 해 보니...

치과에서 맞닥뜨린  나이가 60대 중반이 되어 보이는  의사는 처음 인상부터가  유머스럽고 그냥 기분을 좋게 만드는 분 이었습니다.

마취를 한 다음에 어금니를 뽑기전에 "아프더라도 이를 악물고 꾹 참으세요! " 겁에 질려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나에게 하는 말 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나는 웃음이 터져나와 참기 어려울 정도 였지요

이를 뽑는데, 입을 크게 아! 하고 벌려야 하는거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에 의사가 '발치펜치'로 이를  확 뽑는 순간에 온몸이 들썩이면서 번개가 치는 느낌 이었지요. 다행이 피는 많이 안나오고. 

상황 종료후에 의사 선생님 하는 "앓던 이가 빠지니 시원하다는 말이 바로 여기서 나온 말입니다.시원 하시죠? "

어찌되었던 '그렇다'고 정신 없는 와중에 고개 끄덕이고 꺼즈를  움푹 패인 어금니 뺀 자리속에 집어 넣어주어 말없이 4시간 30분이나 꾹 누르는 느낌으로 불편했지만,그분이 상대하는 환자에 대한 유쾌하고 배려 넘치는  그 모습이 떠올라,치료 받는 시간 내내 기분을 좋게 만들어서 통증을 잘 견뎌내게 되었지요.

이렇게 어떤일을 할때, 웃는 모습으로 시원 스럽고 친절하게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 가면서 최선을 다한다면, 무한 신뢰감을 주는 진정한 "프로페셔널(Professonal)"이라고 생각 합니다.  그 당시 나는 마치 기대하지 않았던 보너스를 듬뿍 받은것처럼 참으로 흐뭇 했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그것이 바로 "사랑의 실천"이고 선한 영향력으로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첫걸음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前 KIOST 부원장/임장근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