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시, 인근 성과 통합…‘특대도시’로의 역사적 전환

2025-07-22     이창우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베트남 남부 최대 경제 중심지인 호찌민시가 7월 1일을 기해 빈증성, 바리아붕따우성과 공식적으로 통합되며, 행정구역을 넘어선 도시 통합 체계를 구축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행정 관리 범위의 확대를 넘어 베트남 도시 발전사에서 전례 없는 전환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새롭게 구성된 이 통합 도시는 ‘다중심 특대도시(Mega City)’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며, 이는 인프라 과부하와 도시 혼잡이라는 기존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그간 호찌민시는 인구 밀집, 교통 정체, 토지 자원 부족 등 급속한 도시화로 인한 문제에 직면해 왔다. 이에 도시 공간을 재구성하고, 주변 성과의 연계 발전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해온 결과가 이번 통합으로 결실을 맺은 것이다.

도시 계획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도시 경계와 성장 모델을 동시에 재정의한 역사적 기회”라고 평가하고 있다. 전통적인 ‘단일 중심’ 도시 모델을 벗어나, 다중 중심의 거대 도시 구조를 채택함으로써 교통, 주거, 공공 서비스가 도심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문제를 완화하고, 도시 전역에 걸친 균형 있는 발전을 꾀할 수 있게 되었다.

호찌민시 발전연구원의 장밍후이 부원장은 “새로운 도시 구조는 단지 행정 통합이 아니라 국제 도시 기준에 맞춰 전략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며, 기존 도시 행정 단위의 경계를 넘어서는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축가 우베트남산은 “이번 기회는 지역 간 이해관계를 초월해 통합적 도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드문 전환점”이라며, 도시 운영의 핵심 축으로 스마트 기술과 디지털 거버넌스를 도입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현재 일부 정보기술 솔루션이 도입된 상태지만, 아직까지 선진국 도시들과의 격차는 뚜렷하다는 점도 지적되었다.

뿐만 아니라, 공공과 민간 부문의 협력 강화도 필수적이다. 교통 지향형 개발(TOD)을 예로 들면, 공공 부문이 기반 시설을 계획하고 민간 부문이 시설 건설과 운영에 참여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도시 성장을 실현할 수 있다. 시민 역시 이러한 도시 구조 변화에 참여해야 하며, 대중교통의 적극적인 이용은 정부 재정 부담을 줄이고 서비스 개선을 촉진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다중심 도시 모델이 교통 혼잡을 줄일 뿐 아니라, 도시 전역에 걸쳐 균등한 삶의 질을 보장하고, 환경적으로도 지속 가능한 발전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번 통합은 단순한 행정 조정이 아니라, 베트남이 직면한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 도시 발전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려는 국가적 실험이다. 호찌민시가 통합된 거대 도시로서 어떤 발전 경로를 걸어갈지, 향후 행보에 국내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