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감사의 기도

2025-07-21     박철효 총재
사진=뉴시스 제공.

1918년, 미국 미네소타주 보베이라는 작은 탄광촌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에릭 엔스트롬(Eric Enstrom: 1875~1968) 이다

어느날, 아주 백발이 성성하고 세상사에 몹시 지쳐 보이는 야위고 남루한 옷을 입은 한 노인이 보잘것 없는 신발 털개를 팔러왔다. 그 노인은 아주 초라한 모습으로 사진관에 들어와 잠깐 쉬고자 했다. 

몹시 시장했던지 미안하지만 차 한잔 얻어마시자 해서 빵과 스프를 조금 주었더니 테이블에 앉아 소박한 빵과 스프를 앞에 두고 감사 기도를 드리는 것이었다. 사진사인 엔스트롬씨는 그 모습을 보고 큰 감동과 전율을 느꼈다. 작은 것에도 감사 기도를 드리는 초라한 그 노인이 큰사람으로 보였다.

엔스트롬씨는 그 노인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이 노인은 세상적인 것들을 많이 갖지는 못했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것을 가졌구나. 그는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가졌으니까!” 비록 그 노인은 가난하고 삶에 지친 모습 이었지만, 그의 소박한 감사기도 속에서 그 노인이 세상 그 누구보다 부유한 사람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는 그 자리에서 노인의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나중에 이 흑백사진을 보고 엔스트 롬씨의 딸, 로다 앤스트롬 나이버그(Rhoda Enstrom Nyberg; 1917~2012)도 큰 감동을 받아 이 사진을 유화로 그렸다.

그 작품이 바로 '감사 기도" 하는 노인의  모습을 그린 유화작품 ‘은혜(The Grace)’ 이다. 

엔스트롬씨는 이 사진을 통해 당시 세계 제1차 대전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아직 감사할 것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이 사진을 미네소타 사진전에 출품하였다. 

삶에지친 노인이 빵 한 조각과 스프를 가지고도 감사기도를 드리고 있는 이 그림은 미네소타 주의 사진으로 선정이 되었다. 너무나 유명한 이 그림의 제목은 “The Grace”, 바로 “은혜” 또는 “감사의 기도”라고 한다. 

세상의 시각으로 보면 우리는 작은 것에 감사하기 어렵다. 그러나 가난해도, 어려워도 늘 감사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이 복된 사람이다. 지금 우리는 과연 무엇으로 감사하고 있는가? 우리가 많이 가지면 감사할 수 있을까?

세상에는 남들보다 많이 갖고도 감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우리가 남들 보다 성공하고 잘 나가면 감사할 수 있을까? 실제로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더 많다.   

감사는 결코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남들보다 더 큰 것을 받아야만 감사한다면, 너무도 특별하고 엄청난 것을 누릴 때만 감사한다면, 우리에게는 놀라운 기적 같은 것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 그림에나온 백발의 노인처럼 내가 받아 누리고 있는 작은 것들에 대해 감사하는 삶을 살아가길 기원해 본다.

오늘도 이래도 감사, 저래도 감사, 모든것에 감사하는 월요일이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사단법인)독도사랑회 총재/박철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