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정치에도 변화구가 절실하다

2025-07-21     김창권 대기자

 

현재 정치는 늘 직구만 존재한다. 상대를 향해 정면으로 돌진하고, 정쟁으로 맞불을 놓는다. 말끝마다 "오로지 국민만 보고 국민을 위해서"라는 단서를 붙이지만, 실상은 서로의 급소를 겨냥한 강속구일 뿐이다.

 문제는 국민이 그 구질을 이미 다 꿰뚫고 있다는 점이다. 이젠 그런 행태에 대해 진절머리를 칠 정도로 혐오감마저 느낀다.

 야당은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고, 여당은 야당의 발목잡기를 탓한다. 국회는 언제나 정쟁 중이고, 선거철이 다가오면 어김없이 색깔론과 지역주의, 그리고 진영논리가 활개를 친다.

 국민들은 이제는 정치 뉴스의 제목만 봐도 다음 수를 예상한다. 매번 반복되는 패턴, 달라지지 않는 플레이 스타일. 이것이 정치 혐오의 본질이기도 하다.

 지금이야말로 정치에도 변화구가 절실한 시점이다.

 흔히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한다. 흥미로운 점은 강속구 투수 보다는 변화구 투수의 생존 가능성이 높은 현실이다. 물론 변화구도 어렵다. 컨트롤이 잘 되어야 한다. 자칫하면 폭투가 되어 경기를 그르칠 수 있다.

 그래도 쉬운 직구만 던져선 이기지 못한다. 상대도 쉽게 대비한다. 관중도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승부처에서 승부구를 던진 줄 아는, 강속구와 변화구를 섞어 던질 수 있는 투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경기는 박진감 넘치고 관중도 열광한다.

 지금의 정치판은 어떤가? 뻔한 직구만 난무하는 난타전으로 이미 지리멸렬해졌다. 국민은 안중에 없으니 피로감만 쌓인다. 어느새 중도성향 유권자는 서서히 늘어나는 추세다.

 정치의 변화구는 단순히 말장난이 아니다. 전략적 수사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상대를 향한 비난을 멈추고 먼저 손을 내미는 것. 자신의 주장을 굽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설득해 보는 것. 이념을 넘어서서 의외의 협치를 시도해 보는 것. 국민의 예상대로 움직이는 대신, 국민이 놀랄 만큼의 결단을 내리는 것 등.

 지금 필요한 것은 정치의 속도가 아니라 정치의 변화다.

 변화는 늘 불편하고 어렵다. 그러나 변화 없는 정치가 가장 위험하다. 반복되는 정치권의 직구는 국민의 무관심이라는 커다란 벽에 막혀 결국 공허한 소음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정치에도 유연함이 필요하다. 때로는 타자와 관중을 모두 헷갈리게 하는 변화구 한 방에 폭염을 날리는 함성을 들어야한다. 이제는 직구뿐인 정치에서 벗어나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변화구를 던질 때다.

 때마침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진행 중이고, 야당인 국민의힘도 전당대회를 코앞에 두고 있다.

 여, 야 모두 국민들과 당원들의 마음을 훔칠 수 있는 팔색조의 변화구를 던질 줄 아는 지도자가 선출되기를 기대해 본다.<김창권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