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올해 상반기 세계 무역 3,000억 달러 증가 전망
미국 수입·EU 수출이 견인
유엔 산하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9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무역 규모가 약 3,000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수입 급증과 유럽연합(EU)의 수출 확대가 이 같은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UNCTAD 경제학자 알레산드로 니치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중심 정책이 상업 전쟁을 촉발했음에도 불구하고, 2024년 하반기 대비 2025년 상반기 세계 무역은 약 1.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세계 무역은 약 1.5% 성장했으며, 2분기에는 약 2%로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의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4% 급증했고, EU의 수출도 6% 증가해 선진국 중심의 무역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개발도상국의 수입은 2% 감소해 글로벌 무역 회복에서 소외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고서는 “2025년 1분기에는 선진국의 무역 성장률이 개발도상국을 앞질렀으며, 이는 최근 수년간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국가들에 유리하게 이어져 왔던 추세를 뒤집는 변화”라고 지적했다.
UNCTAD는 이번 발표에서 서비스 무역을 세계 무역 성장의 주요 엔진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동시에 무역 회복세에 대한 우려도 덧붙였다. 성명에서는 “정책 불확실성의 지속, 지정학적 긴장 고조,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 조짐은 2025년 하반기 세계 무역의 주요 리스크 요인”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니치타 경제학자는 “정책 일관성과 국제 협력이 강화되지 않는다면 상반기의 회복세가 하반기에는 둔화될 수 있다”며 국제사회의 주의를 촉구했다.
차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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