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외화 유입 급감으로 예산 긴축
정부 “진실 직시하고 구조 조정 돌입”
몽골 정부가 외화 유입 감소와 내외부 경제 위기에 직면하여 예산 개정에 나섰다. 내각관방 장관 S. 뱜바초그트(S. Byambatsogt)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 전반의 긴축과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다”며 현 경제 상황과 대응책을 설명했다.
그는 현재 몽골의 대내외 환경을 “매우 어렵고 복잡하며 도전적인 시기”라고 진단했다. 대외적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란-이스라엘 갈등, 미중 갈등 및 관세 전쟁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국제 정세는 몽골 경제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몽골 경제는 광물 자원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나, 수출국은 실질적으로 중국 하나뿐이다. 최근 광산 제품 가격이 급락하고 수출 물량도 감소하면서 외화 유입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세수 확보가 어려워졌고, 정부는 3조3천억 투그릭 규모의 예산 지출을 삭감했다. 뱜바초그트 장관은 “정부 전체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라며, 국민들과 민간 부문도 이 같은 고통을 함께 겪고 있다고 말했다.
내수 측면에서도 국민의 구매력 저하와 물가 상승이 겹치며, 전반적인 경기 위축이 가속화되고 있다. 장관은 “진실을 직시하고, 국민과 함께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며 정부의 대응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주요 대응 조치로 대중국 석탄 수출 확대와 광산 거래 시스템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석탄 수출은 몽골 외화 수입의 핵심으로,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은 줄이지 않고 연간 1억 톤 수출 목표를 유지할 계획이다. 또한 ‘금-3 프로그램’을 재가동하며 금 채굴을 통한 외환 보유고 증대에도 나설 방침이다.
몽골 정부는 해외 차입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 유치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그러나 정치적 불안정성과 관료주의, 투자자에 대한 불합리한 압력 등이 외국인 투자를 저해하고 있다는 내부 비판도 제기됐다. 뱜바초그트 장관은 “일부 정치인들의 애국주의 과시와 정부 관료의 불합리한 개입이 투자자의 신뢰를 저해하고 있다”며, 이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과거 오유톨고이(Oyu Tolgoi) 협정이나 두바이 협정처럼 결함 있는 투자 사례는 외국인에게는 이익을, 몽골인에게는 손실을 안겼다는 불신을 남겼다. 그는 “이제는 상호 이익에 기반한 투자 유치가 절실하다”며, 정부가 프랑스와 체결한 우라늄 투자협정을 예로 들며 대규모 환경 친화적 투자 유치 노력을 강조했다.
또한, 가슈운수카이트-간크모드 국경 연결 철도 프로젝트도 착공에 들어갔다고 언급하며, 이는 몽골 경제에 장기적 혜택을 줄 중요한 기반사업이라고 평가했다. 뱜바초그트 장관은 “이전의 실수에서 교훈을 얻고, 국민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예산 개정은 단순한 긴축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을 위한 시작점이라는 점에서 몽골 경제의 향후 방향을 가늠할 주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