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인·호, 핵심 광물 공급망 다각화 위해 '쿼드 이니셔티브' 출범
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개국이 7월 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외교장관 회의를 열고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공동 대응으로 '쿼드 핵심 광물 이니셔티브(Quad Critical Minerals Initiative)'를 출범시켰다. 이번 회의에는 미국 루비오 국무장관, 일본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 인도 수자이센 외무장관, 호주 황잉셴 외무장관이 참석했다.
회의 후 발표된 공동 성명에서 4개국은 "핵심 광물의 공급망 안전성과 다각화를 공동으로 추진함으로써 경제 안보를 강화하고, 외부 충격에 대한 집단 회복력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기차 등 첨단산업의 필수 소재인 흑연, 리튬, 니켈 등에서 중국의 독점적 공급 지위를 견제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성명에서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국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명확한 방향이 제시됐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흑연 공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필수적인 자원이다. 4개국은 "어느 한 국가에 주요 광물 가공, 정제, 생산을 의존하면 경제적 강압과 공급망 중단 위험에 노출된다"고 경고했다.
이번 회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월 재집권한 이후 쿼드 회원국들과의 협력을 재가동하며 인도·태평양 전략에 다시 초점을 맞추는 계기가 됐다. 루비오 장관은 회의 전 일본, 인도, 호주 외무장관과 각각 양자회담을 진행하며 양국 관계 강화를 도모했다.
아울러 공동 성명은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가해자를 법의 심판에 세울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파키스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인도는 이번 공격의 배후로 파키스탄을 지목한 반면, 파키스탄은 이를 부인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이번 사태에 대해 휴전을 중재했다고 주장했으나, 인도는 이를 부인하고 미국의 개입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인도 외무장관 수자이센은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자유로운 선택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쿼드의 핵심 가치로 자유와 자율성을 강조했다.
한편 일본은 미국과의 방위비 협상에서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로 예정된 고위급 회의를 연기했으며, 미국은 원조보다 무역 중심의 대외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이날 미국 국무부는 국제개발처(USAID)를 공식 해체하고 자선 모델에서 벗어난 새로운 정책 전환을 선언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은 더 이상 단순한 원조가 아닌, 각국이 자립적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며, 이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응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