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영화 'F1: 더 무비'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질문
‘속도’는 시대의 덕목이자 압박이다.
우리는 빨리 성공해야 하고, 더 빠른 성과를 내야 하며, 지체 없이 앞서가야 한다. 이는 현대를 살아가는 일종의 트렌드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화 <F1: 더 무비>는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그렇게 빨리 달리는가?"
시대의 명배우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퇴역 드라이버 소니 헤이즈는 F1 복귀라는 비현실적 도전에 과감히 뛰어든다.
화려한 재기를 위한 몸부림처럼 보이지만, 영화는 그 이면을 적나라하게 조명한다.
속도의 쾌감이 아닌, 상실된 자기 확신과 미완의 목표에 대한 갈망. 결국 그는 다시 스티어링 휠을 잡으며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나름 ‘의미’를 좇는 그만의 여정을 시작한다.
이는 지금의 한국 사회에도 던져야 할 물음이다. ‘빠름’이 미덕이 되고, ‘성과’가 인격을 대신하며, ‘실패’는 용서받지 못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는가.
소니의 복귀는 단지 스포츠 드라마가 아니다. 그것은 ‘실패했지만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사회’, ‘늦었지만 여전히 성장할 수 있는 개인’에 대한 희망의 서사다.
특히 인상 깊은 대목은 루키 조슈아와의 관계다. 영화는 두사람을 통해 세대 간 갈등과 존중, 멘토링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다.이는 ‘꼰대와 MZ’의 대립 구도로 고착된 우리 사회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세대는 경쟁하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완주해야 할 팀이라는 점을 이 영화는 특별히 강조한다.
또한, 영화 <F1: 더 무비>는 팀워크의 결정적 가치를 잔잔하게 상기시켜 준다.
드라이버의 재능만으로는 결코 우승할 수 없다. 메카닉, 전략가, 데이터 분석가, 그리고 각종 기술 스태프들의 긴밀한 협업이 없었다면, 승리는 없었을 것이다.
이것은 기업 조직, 정부 시스템, 정치등 우리사회 모든부문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명의 ‘히어로’가 아니라,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이 성과와 의미있는 결과물를 만든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말한다.
“속도는 강함의 지표가 아니다.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진짜 강함이다.”
이 말은 화려한 성취의 이면에 있는 자기통제와 내면의 평정에 대한 찬사다.
외형적 성과에만 매달리다 ‘안정된 중심’을 잃어가는 오늘날의 우리사회의 리더들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깊이 새겨야 할 메시지임에 틀림없다.
속도를 멈추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왜 달리는지를 잊은 채 질주한다면, 결국 방향을 잃고 만다는 경고다.
< F1: 더 무비 >는 단지 레이싱 영화가 아니라, 우리 각자의 인생 속도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거울이다.
그 거울 속에서 우리는 이렇게 묻는다.
“당신은 지금 어디를 향해 달리고 있는가?”
김창권 대기자 ckckck1225@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