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분기 GDP -0.5% 하락…트럼프 무역전쟁 여파 본격화

2025-06-29     박준형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2025년 6월 26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올해 1분기(1~3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연율 기준으로 0.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발표된 -0.2%보다 더 악화된 수치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이 미국 경제에 본격적인 타격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전에 외국 상품을 서둘러 구입하면서 수입이 급증했고, 이는 1분기 GDP 성장률을 크게 끌어내리는 결과를 낳았다. 실제로 수입은 전 분기 대비 37.9% 증가해 202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고, 이로 인해 GDP는 약 4.7%포인트 하락했다.

소비 지출도 둔화되어 0.5% 증가에 그쳤다. 이는 전 분기의 4% 성장률은 물론, 상무부의 초기 추정치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비 위축이 미국 경제에 더 큰 불확실성을 예고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는 작년 4분기 2.4% 성장에서 올해 1분기 마이너스로 전환되며 최근 3년 만에 처음으로 위축 국면에 접어들었다. 또한 핵심 경제 지표로 여겨지는 민간 소비 및 투자 기반 GDP(순수 국내수요)도 1.9% 성장에 그치며, 작년 4분기 2.9% 및 기존 추정치 2.5%보다 낮은 결과를 보였다.

정부 지출도 연율 기준 4.6% 감소하면서 2022년 이후 최대 폭으로 줄었고, 경제 성장에 대한 하방 압력을 가중시켰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소비자들의 경기 전망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세계기업연합회의 6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3으로 전월의 98.4보다 5.4포인트 하락했으며, 향후 6개월간의 소득, 고용,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기대지수는 69까지 떨어져 경기 침체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 전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미국 신세기컨설팅의 클라우디아 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 둔화는 매우 위험한 신호”라며, 특히 해외여행과 여가 관련 소비 축소는 미국 소비자들의 불안과 위축된 심리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경제 전문가들은 2분기에는 수입 급증 현상이 완화되고, GDP 성장률도 반등하여 약 3%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